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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빛’‘녹색전사대’ 기발한 시위로 환경문제 잇단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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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빛’‘녹색전사대’ 기발한 시위로 환경문제 잇단 고발

입력
1997.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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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탄 환경행동대가 간다”/“백마디 설교보다 시위가 낫다”/대만 핵폐기물 수송 저지위해 이달이어 내달에도 해상훈련환경파괴를 고발하는 그린피스대원들의 활약상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생명을 위협받고 사법처리가 우려되는 가운데 스턴트맨처럼 아슬아슬한 「액션」으로 환경보호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들. 환경단체의 내부조직인 행동대이다.

국내에도 환경운동연합(사무총장 최열) 소속 「생명의 빛」과 녹색연합(사무총장 장원)의 「녹색전사대」가 이같은 행동대이다. 1월 대만핵폐기물 북한반입에 반대, 타이베이(대북)까지 원정간 녹색전사대 대원들은 대만 야당인 민진당의 10층 건물 창문에 매달려 대형 플래카드를 거는 아슬아슬한 묘기를 연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백마디 설교보다 한차례 시위가 낫다」는 것이 행동대의 철학. 이들의 머리속은 항상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주는 화끈한 방법」을 찾는 고민으로 꽉 차있다.

공해추방운동연합(공추련) 시절부터 「현장중심-문제폭로-여론화」를 환경운동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환경련의 생명의 빛은 국내 환경액션팀의 효시. 지금까지 생명의 빛이 연출했던 작품 중 걸작은 「방독면을 쓴 이순신 장군」을 들 수 있다. 서울에 오존주의보가 잇따라 발령되던 93년 9월 중순. 국민들에게 생소한 오존과 서울의 심각한 대기문제를 어떻게 하면 충격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끝에 「서울-도심-광화문-이순신 장군 동상」을 연상하고 떠올린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경찰의 제지로 30분만에 시위가 끝나고 즉심에 넘겨진 대원 5명은 1명에 5만원씩 벌금을 냈다. 그러나 「25만원」으로 거둔 시위효과는 만점이었다. 프랑스 정부의 핵실험에 반대하는 시위를 위해 프랑스문화원을 점거·농성하는 불법도 서슴없이 감행했다. 건물타기, 차량시위, 수상·항공침투 등 몸으로 치르는 일은 이들 행동대의 몫이다. 95년 광주 무등산 외곽순환도로 건설을 반대할 때는 무려 100일동안 텐트농성을 벌였다.

생명의 빛은 녹색전사대 등과 함께 국제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만정부가 북한에 핵폐기물을 수출할 경우에 대비해 해상저지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14일 인천해상에서 저지훈련을 벌인데 이어 내달 14일에는 목포해상에서 「실전」을 방불케하는 두번째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가상 핵폐기물수송선으로 1,000톤급 선박이 동원된다. 이 선박과 격전을 치르기 위해 참여하는 500톤급 본부선박과 30∼50톤급 바리케이드용 소형선박 50여대는 웬만한 해상 군사훈련과 맞먹는 규모다. 이번 훈련에는 배와 배를 와이어로 연결, 수송선의 스크류 깊이에 와이어가 걸리도록 부표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들 행동대는 최악의 경우에는 「인간부표」를 띄워 핵폐기물 수송을 저지할 각오이다.

생명의 빛 윤준하(53) 회장은 『정부는 기업의 환경파괴를 눈감아 주고, 학자들은 개발의 당위성을 강조하는데만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며 『조직적이고 구조적인 모순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수단이 불법」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행동대의 현장고발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정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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