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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멘탈리티(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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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멘탈리티(지평선)

입력
1997.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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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미국사람들은 자신의 분수에 맞지않게 값비싼 차량을 소유하는 과소비 행태를 일컬어 「캐딜락 멘탈리티(Cadillac Mentality)」라고 한다. 자신의 수입면에서 볼 때 소형이나 중형차를 타야 할 사람같은데, 형편에 어울리지 않게 대형고급차를 구입해서 타고 다닐 때 이를 지칭하는 말이다.주지하는바와 같이 미국에서 캐딜락하면 값비싼 고급차종에 속한다. 대개 소시민의 경우, 결혼식때나 사후 영결식때 등 일생에 한두번 이 비싼 캐딜락을 「빌려」 타 보는게 고작이다. 그러나 검약이 미덕인 미국사회에서 소수민족들 가운데는 이런 유의 과소비현상이 있는게 사실이다. 대개의 경우, 자신의 신분상승을 위해서이다. 미국이 아무리 인종평등을 강조하고, 다민족이 공존하는 사회라고는 하나 소위 WASP(백인, 앵글로 색슨계통, 프로테스탄트)라고 일컫는 이들이 중심이 된 사회라는 점은 엄연한 현실이다.

백인은 백인끼리 부유한 사회를 형성해서 집단촌을 이루고 있고 주로 흑인 등 소수민족계통은 슬럼 혹은 게토라는 빈민촌에서 생을 영위하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흑인이라고 모두 가난한 것은 아니다. 유명한 운동선수나 배우들은 그들이 비록 흑인이라 해도 백인보다 더 잘사는 사람도 많다. 단지 피부색깔이 검다는 이유 하나로 신분상의 차별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이들은 신분과시용으로 값비싼 캐딜락을 선호하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도 신분상승의 목적인지는 모르나 차량에 대한 과소비가 많은 것 같다. 신형차는 주로 배기량과 시속, 출력경쟁이다. 무제한의 속력을 자랑하던 독일의 유명한 아우토반이나 미국의 프리웨이가 사고를 줄이고 경제성을 고려해 속도를 제한한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요즘 「230마력의 출력, 230㎞의 시속」 등을 앞세운 대형차판매경쟁이 한창이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 기름 한방울 나지않는 나라에서 배기량경쟁은 정말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도 공룡처럼 커진 재벌자동차회사들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니 한심한 작태라고 아니할 수 없을 것 같다.<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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