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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권’/고원정 대선가상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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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권’/고원정 대선가상 소설

입력
1997.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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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후보에 이수성·DJP는 결별…/실현가능성에 관심 갖지말고 메시지만 읽기를―15대 대통령 선거 신한국당 후보로는 이수성 고문이 이회창 대표와의 경선 끝에 선출된다. 야권의 DJP연합은 결렬되고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는 독자출마,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이수성 후보와 제휴한다. 재야·노동계는 국민후보 추천위원회를 조직해 권영길 민주노총 위원장을 후보로 선출한다―

작가 고원정(41)씨가 제시하는 15대 대선의 시나리오다.

14대 대선을 앞두고 가상정치소설 「최후의 계엄령」을 발표, 몇몇 정치적 사건들을 「예언」했다 해서 화제를 모은 고씨가 15대 대선을 눈앞에 두고 다시 정치인들의 실명을 쓴 가상소설 「마지막 대권」(전 2권, 열림원간)을 발표했다.

「최후의 계엄령」을 써 놓고 『이런 소설이 읽히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다. 다시는 이런 소설을 쓰지않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 고씨. 그는 『어떤 이념도 비전도 없이 그저 정권을 잡기 위한 방법론에만 매달려 있는 여야 정치인들에게, 그리고 그 언저리에서 떡고물을 챙기려는 기회주의적이고 권력지향적인 엘리트들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 또 하나의 정치소설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고씨는 지난해초부터 1년여 이 소설을 집필했으며 여러 복잡한 정치판의 상황 때문에 수정보완작업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신한국당 이한동 박찬종 고문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조속히 열 것을 요구하는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소위 9룡들의 각축 끝에 이회창 대표와 이수성 고문 두 사람이 최종경선에 나서 표대결을 벌이고, 김영삼 대통령과 민주계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이수성 고문이 후보로 선출된다. 이고문은 「임기중 내각제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내 각 계파를 끌어안는 한편 자민련과의 공조를 모색한다.

실제 인물들 외에 북한 상황, 정치적 이상론자인 윤수빈 오일무 등과 여권의 모사꾼 안혁진, 권력의 비호를 받는 여론형성세력 「포럼 2000년」을 이끄는 이윤 등 가상인물들도 등장해 갈등과 대결을 벌인다. 이수성 고문과 김대중 총재, 권영길 후보가 유세를 마치고 투표결과를 기다리는 장면이 소설의 마지막이다.

고씨는 권영길씨가 국민후보로 추대되는 것으로 쓴 데 대해 『새로운 정치인을 상징하는 인물로 내세워본 것일뿐 현실적 가능성 여부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새로운 정치인」의 조건으로 지명도와 개혁적 이미지를 아울러 가지고 있을 것, 간접적 정치력을 검증받은 인물일 것, 조직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할 것 등 세가지를 들었다. 또 신한국당 내에서는 기본적으로 김심과 민주계의 지원을 받는 영입파가 득세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수성 고문이 내각제 약속을 하며 민주계를 끌어안는 전략하에 후보로 나설 것으로 예상해 보았다는 것.

작가는 이같은 가상 시나리오가 맞아 떨어지느냐 아니냐 하는 점에 흥미를 갖기보다는 소설의 메시지를 읽어달라고 당부했다. 『평범한 시민들이 정치권에 대해 가지고 있는 혐오와 분노가 극대화, 조직화할 때는 정치권 전체를 흔들어 놓는 파괴력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후의 계엄령」이 우리 사회의 쿠데타 콤플렉스를 씻어내는 데 일조했다면 「마지막 대권」은 뿌리 깊은 대권 콤플렉스를 없애는데 일조하기를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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