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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강’ 흐르는 무대연출 20년/연극인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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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강’ 흐르는 무대연출 20년/연극인 이상우

입력
1997.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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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무엇보다 재미있어야”/첫 연출후 지금까지 일관된 믿음/‘비언소’‘난·쏘·공’‘평화씨’ 등 숱한 화제작 낳은 진짜 ‘쟁이’/연우무대 20년 기념작/‘칠수와 만수’ 새 단장 바쁜나날극작·연출가 이상우(46)씨의 무대와 객석 사이에는 「웃음의 강」이 흐른다. 동시대인에게 말 건네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그는 여러 차원의 웃음을 객석에 던져왔다.

복잡다단한 현실을 모사하는 수단, 그의 웃음은 중층적이다. 실소, 폭소, 냉소…, 그가 생산하는 웃음은 때로 칼날도 된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대리 웃음의 그릇들」이다.

2월7일부터 3월23일까지 올려졌던 연극 「평화씨」 역시 그러했다. 지긋지긋한 전쟁을 견디다 못한 여자들이 섹스 사보타지로 전쟁을 막는다는 고대 희랍 희극 「류시스트라테」에 자신의 웃음을 관통시켜 낸 작품이었다.

78년 「연우무대」 첫 연출, 95년 극단 「차·이·무」 결성. 차원 이동의 무대로 결론 지어지기까지의 20년 연극인생이다.

김광림 정한용 김석만 김민기 등 오리지널 「연우」들, 지금은 연극판에서 정치판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이다. 『사분오열이 아니라, 각각 자기 몫을 찾아 간 세포분열의 과정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북적대는 연극판을, 그는 그러나 떠나지 못하고 있다. 「플레이랜드」 「늙은 도둑 이야기」 「비언소」에서, 뒤틀린 현실을 공격했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까지 지난해 역시 바빴다. 「난·쏘·공」은 서울대 개교 50주년 기념 공연이기도 했다.

「우리들의 저승」 「4월9일」 「늙은 도둑 이야기」 「쿠니나라」 「스타가 될 거야」 「비언소」, 연극이라면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믿음이 만들어 낸 그의 화제작들이다.

청춘과 70년대를 충돌시켰던 사람들이 그랬듯, 그 또한 뒤틀린 현실 모두가 박정희 한 사람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식인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지성의 힘은 그래서 그의 가장 소중한 희망이다. 거기서부터 역사는 똑바로 흘러간다는 신념 때문이다.

서울대 미학과 70학번이지만, 연극 팜플렛의 연출자 약력난에는 일언반구도 언급돼 있지 않다. 경기도 파주 초등학교를 거쳐 서울 남대문 초등학교 졸업, 「평화씨」의 팜플렛이 밝히는 그의 학력 전부다.

그러나 부모의 고향은 챙기는 별스런 팜플렛이다. 아버지는 「함남 흥남」, 어머니는 「함남 함흥」 출신이라고. 묘한 음감, 한번 소리내 읽고 싶어진다.

86년 주요 연극상에서 연출상을 석권, 화제를 모았던 「칠수와 만수」가 다시 그의 연출로 6∼8월 연우무대 20주년 기념무대에 오를 예정. 옛 연극 친구들과 다시 모여 커다란 작업을 하는 본격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그는 말한다.

인류학 저작들을 그는 많이 읽는다. 『사람에 대한 새 정보를 많이 얻게되기 때문』이다. 요즘 「제6의 멸종」을 읽고 있다.<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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