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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국극 ‘호동왕자’ 일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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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국극 ‘호동왕자’ 일 나들이

입력
1997.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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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2·4일 도쿄·오사카 공연/‘창·춤·연기’ 한마당김경수 여성국극예술단이 한국일보사의 후원으로 일본에서 고구려 왕자와 낙랑공주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호동왕자」를 공연한다. 4월1, 2일 도쿄(동경)예술극장과 4일 오사카(대판) 산케이홀에서 5차례(하오 2시30분 6시30분 2회, 1일은 하오 2시30분 1회)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가 펼쳐진다.

심회만 작, 이종훈 연출의 「호동왕자」는 여성국극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5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야심작으로 지난해 추석 때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선보여 호평을 받은바 있다.

특히 디자이너 그레타 리의 의상과 특수조명장치 등을 활용, 무대가 화려한데다 현대감각에 맞춰 작·편곡한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보고 들을거리가 풍성하다. 출연진은 왕년의 여성국극 스타 김경수, 김진진씨를 비롯해 김성애, 김을동씨 등 20여명의 배우와 채향순씨가 이끄는 서울가무악예술단원 등 60여명. 일본땅에서 우리 전통국극의 묘미를 선보일 이 무대는 재일동포들에게 향수어린 감흥을 안겨주게 될 것이다.

여성국극은 창·춤·연기가 한데 어우러진 종합예술로 출연 배우가 모두 여자라는 점이 재미있다. 모든 역을 남자가 하는 중국 경극과는 반대이다. 여성만의 종합극이란 점에서 일본 「다카라츠카」(보총)와 비슷하지만 다카라츠카는 좀 더 근대적인 연극형식인 데 비해 여성국극은 전통적 요소가 많다.

50년대 여성국극의 인기는 굉장했다. 공연을 보려는 인파 때문에 질서 유지를 위해 기마대가 출동했으며 남자주인공역의 배우는 여성 팬들의 러브레터에 파묻혔다. 그러나 60년대 들어 영화와 TV 시대가 열리면서 사양길에 접어 들었다.

김경수(60)씨는 우리나라 여성국극의 산증인이자 최고의 스타로 꼽힌다. 남자주인공 역을 많이 했는데, 그를 사모해온 이화여대생이 뒤늦게 김씨가 여자임을 알고 자살한 실화는 너무나 유명하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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