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수입차 공세 맞물려 관심국내 완성차업체 회장단이 처음으로 경쟁사 공장을 상호방문, 과잉투자 판매부진 등 자동차업계 현안에 대한 공동대응을 모색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몽규 현대자동차 회장을 비롯, 대우자동차 김태구 회장 양재신 사장, 기아자동차 한승준 부회장 김영귀 사장, 아시아자동차 조래승 부회장 김영석 사장, 쌍용그룹 김석준 회장 쌍용자동차 이종규 사장, 현대정공 유기철 부회장 박정인 사장, 정덕영 자동차공업협회 상근부회장 등은 24일 상오 헬기편을 이용,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아산공장, 대우 군산공장, 기아 아산만공장 등을 차례로 둘러볼 예정이다.
산업스파이전이 벌어질 정도로 업체에서는 가장 민감한 부분인 생산라인을 경쟁사 총수에게 공개하는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갖가지 다양한 해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 자율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온 정몽규 현대자동차 회장이 신임 협회장으로 선임된뒤 제의한 첫 공식행사라는 점과 과잉투자·판매부진으로 한계에 다다른 자동차업계의 현 상황 등이 이번 행사에 더욱 무게를 더하고 있다.
당초 한승준 부회장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김태구 회장 조래승 부회장 등 협회상임위원만 대상으로 했던 시찰대상 인사가 사장급을 포함한 10여명 이상으로 대폭 늘어난 것도 이번 행사의 비중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선 할부금융연장, 무이자할부판매 등 출혈경쟁에 대한 논의가 가장 많이 개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각 자동차업체의 총수들이 기회있을 때마다 출혈경쟁의 폐해를 여러차례 지적해온데다 올해가 어느때보다 극심한 판매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구조조정 및 인수합병 문제도 업체간 의견차가 커 아직은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는게 일반적이지만 부품공용화나 플랫폼 공유 등 부분적 구조조정은 상당부분 구체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산업부가 지난달 10여개 자동차부품을 선정, 올해안에 부품공용화를 추진키로 한 것도 업체들로서는 시급히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정부는 특히 공용화 추진업체에 대해서는 연구개발에 따른 각종 지원을 우선한다는 방침이어서 완성차업체들도 어떤 형태로든 부품업체와의 기존 수직 계열화 구도를 변화시켜야 할 입장이다.
쌍용자동차의 한 임원은 『수입차의 급증과 국내업체의 신규진입에 따른 과도한 시장쟁탈전 등으로 업계 전체가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이번 공장방문이 폐쇄적이었던 업체간 협조체제를 한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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