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당진제철소에 주요철강설비를 납품한 공급회사들은 이 과정에서 김현철씨측이 개입해 리베이트를 챙겼다는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거나 아예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국민회의 임채정 의원은 한보철강이 독일 SMS사로부터 열연설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2,000억원 이상의 리베이트가 김현철씨에게 전달됐다고 주장했으나 SMS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SMS사 독일본사의 호프만 부사장은 『김씨를 알지 못하며 SMS와 한보간의 거래에 개입한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또 『누구에게도 리베이트를 제공한 적이 없으며 거래가격도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가격』이라고 밝혔다. SMS사는 독일 뒤셀도르프에 소재한 세계적인 압연기계 제작회사로 국내 거래는 크로바교역(대표 전기명)이란 중소 무역회사가 중개했다.
크로바교역 전사장은 『95년 한보철강이 SMS로부터 B지구 냉연설비를 도입할 때 직접 중개를 담당했다』며 『당시 당진제철소에서 정태수 총회장과 홍태선 사장, SMS관계자가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전사장은 『이 과정에 김현철씨나 박태중씨는 전혀 관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SMS의 하인리히 바이스 회장과 W 발트 사장이 설비납품을 위해 한국을 자주 방문, 철강업계 관계자들과 자주 접촉했으며 한보철강 당진제철소도 여러 차례 둘러봤다』며 『SMS의 회장과 사장은 모두 공학박사로, 거액 리베이트 문제를 꺼낸다면 협상테이블에서 두말않고 자리를 뜰 인물들』이라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보철강 건설당시부터 문제가 된 코렉스설비를 공급한 오스트리아의 푀스트알피네사측도 리베이트 거래를 부인하기는 마찬가지. 이 회사의 김명진(62) 한국지사장은 본사와의 인터뷰에서 『푀스트 알프네와 홍태선 사장이 직접 코렉스 도입계약을 했으며 리베이트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지사장은 또 『한보에 제공한 코렉스 설비는 포철의 공급비용에 준해서 받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으나 오스트리아 본사에서는 『포철과 한보의 공급가격은 차이가 있다』고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본사측은 그러나 영업비밀상 가격 공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김지사장은 『한보가 코렉스를 도입한 것은 자체결정이고 이면계약이나 비자금 조성은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푀스트 알피네사는 85년 독자적으로 코렉스공법을 개발, 세계 각국에 공급해 왔으며 90년대초부터 국내 여러 철강회사에도 공급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포철이 이 공법을 채택했고 뒤를 이어 한보철강이 94년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푀스트알피네 SMS를 제외하고 당진제철소에 설비를 공급한 업체는 일본의 고베철강 니혼강관(NKK) 스미모토금속공업 이치카와중공업 미쓰비시중공업 히타치로 총 10개 업체에 달한다. 이중 일본업체들은 한국내 지사나 중개회사를 거치지않고 직접 계약, 구체적인 거래내용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선년규 기자>선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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