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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한파 또 몰아치나/김현철 수사­재수사 정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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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한파 또 몰아치나/김현철 수사­재수사 정가 촉각

입력
1997.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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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사법처리 있을까” 긴장/일각 ‘4월 정치대란설’까지검찰이 한보사태에 대해 사실상 전면재수사에 착수하자, 정치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검찰의 성역없는 재수사결과가 여야 모두에게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권 일각에선 「4월 정치대란설」도 나돌고 있다.

○…신한국당은 김현철씨의 2,000억원 수수설과 대검 중수부장의 전격교체를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또 한차례의 「한보한파」를 예고하는 서곡이 아니냐는 우려때문이다.

이회창 대표 주재의 고위당직자회의에서도 걱정스런 얘기들이 이어졌으며 당직자들의 표정도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는 후문이다. 신한국당은 일단 검찰수사를 지켜 보겠다는 입장이나 사태의 파장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감하는 눈치들이다. 이윤성 대변인을 통해 『혐의사실이 있는게 아니며 설에 불과하다』는 논평을 낸 것이 고작이다.

당직자들의 최대관심은 한보재수사가 정치인들에 대한 추가 사법처리로 이어질 것이냐는 점에 모아지고 있다.

김씨의 2,000억원 수수의혹도 문제지만 정태수 총회장이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중진 및 초선의원들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는 최병국 전 중수부장의 발언때문이다. 이와관련 한 당직자는 『한보사건 재수사는 김현철씨와 관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봐야한다』면서 『정치인들 몇명을 더 끼워넣는다고 해서 큰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한보재수사가 정치권 전체에 미칠 파장은 그야말로 예측을 불허한다고 봐야한다. 현철씨는 말할 것도 없고 여야 정치권의 지도급 인사들까지 한보재수사의 법망에 걸려들경우 정치권은 일대 파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4월 정치대란설」도 성역없는 한보재수사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검찰총장 경질과 「소산인맥」 청산 등을 강도높게 요구하면서도 한보사태의 파장이 예상밖으로 확대되는데 대해 조심스럽게 득실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는 이날 조세형 총재권한대행과 당3역 등 핵심당직자들이 참석한 구수회의를 갖고 한보사태의 파장이 대선구도에 미칠 파장 등을 논의했다. 김총재는 이어 국조특위 위원들과의 오찬석상에서 『진실규명도 중요하지만 야당입장에서 한보철강의 회생책 등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경제살리기를 위한 대안을 내놓아 국민에게 성실성을 인정받도록 하자』고 당부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야권 일각에서는 한보사태이후 정치권 세대교체론이 힘을 얻을 경우 야권의 두 김총재가 함께 홍역을 앓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자민련 한영수 부총재는 『정치권에 일대태풍이 불면서 제2, 제3의 권노갑 의원이 나올 수 있다』면서 『한보특위를 조속히 가동하는 등 야권이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당은 그러나 검찰에 대해 「정태수리스트」의 공개를 재차 촉구하는 등 한보사태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은 계속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민회의 설훈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현철씨와 관련된 모든 의혹을 한점 의혹없이 밝히는게 앞으로 후환을 남기지 않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도 논평에서 『검찰이 대검 중수부장 경질을 계기로 성역없는 수사로 한보사태를 속시원하게 밝힐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정진석·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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