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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어렵고 눈치도 보이고…”/대기업들 ‘조촐한 생일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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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어렵고 눈치도 보이고…”/대기업들 ‘조촐한 생일잔치’

입력
1997.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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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그룹들의 「생일」이 썰렁하다. 올해 30주년, 50주년 등 기념비적인 창립기념일을 맞는 대기업들이 준비했던 대형 기념이벤트를 아예 취소하거나 규모를 대폭 줄이고 있다. 불황과 대기업의 도산 등 최악에 도달한 경제상황을 고려해 창립기념일에 「자축보다는 자숙」을 택하겠다는 것. 올들어 경기회복 기미가 전혀 없는데다 대형 기업의 잇따른 붕괴, 금융대란설 등 악재가 겹쳐 떠들썩하게 기념행사를 가질 「맛」이 나지않는 것도 사실이다.22일 30주년 기념일을 맞은 대우그룹은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주)대우 임원과 일부 계열사 회장단만 참석한 조촐한 기념식으로 30주년 축하를 끝냈다. 연초에는 「창립 30주년 기념사업단」을 만들어 대우가족체전, 회사 역사자료 전시회, 세계경영 세미나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했으나 최근의 경제상황을 고려해 이벤트를 취소하고, 지난달말 사업단도 해체했다.

27일 50주년 기념식을 앞둔 LG그룹도 비슷한 분위기다. 지난해 「도약 2005」 비전을 선포하면서, 창립기념일을 1월5일에서 3월27일로 바꾼뒤 첫 돌이자 창립 반세기를 맞는 기념비적인 날이지만, 규모를 최대한 축소해 기념식과 조촐한 리셉션만 갖기로 했다.

LG는 창립 50주년기념으로 당초 우수직원 200명을 선발해 해외의 경영현장을 방문, 견학하는 연수프로그램 「도약 2005 선발대회」를 계획했으나 불황속에 10억여원을 지출하는 대규모행사는 무리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커 계획을 백지화했다.

현대그룹도 5월25일 50주년 창립기념을 맞아 준비했던 성대한 기념행사를 대폭 축소했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울산 공설운동장, 충남 대산 종합운동장 등에서 대규모 창립기념행사와 임직원 체육대회를 동시에 가질 예정이었으나 서울과 울산에서 간단히 기념식만 갖는 것으로 축소됐다. 이미 공모가 끝난 「세계 대학생 인터넷논문공모전」과 정주영 명예회장 자서전 발간, 50년 사사 발간 등 소규모 행사만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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