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건설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이 한보의 일부 해외공사를 중단하고 철수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22일 제일은행의 관계자는 『한보건설이 진행해온 4건의 해외공사 가운데 수익성이 전혀없는 공사는 철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건설업의 해외신뢰도 문제가 걸려있어 내부적으로 더 논의를 벌여 최종안을 확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국내건설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는 기업이 도산하더라도 정부와 보증은행이 자금을 지원해 공사를 완공하는 것이 관례였으며 한보가 시공중인 공사를 포기할 경우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일은행이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한보건설의 해외공사는 3,200만달러규모의 파키스탄의 인더스고속도로 2공구공사로 현재 20%가량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이 공사는 옛 유원건설이 도산직전에 자금융통을 위해 무리하게 수주한 공사를 한보그룹이 넘겨받은 것으로 「공사를 더 진행할수록 오히려 적자만 누적될만큼 부담이 많은 공사」라는게 은행측의 설명이다. 제일은행은 그러나 ▲러시아 군숙소 공사 ▲필리핀 댐공사 ▲인도네시아 쇼핑센터 공사 등 나머지 3건의 공사는 수익성이 있어 완공때까지 자금지원을 계속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건설교통부의 관계자는 『파키스탄의 고속도로 공사의 경우 은행측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중도철수할 경우 자칫 한국 건설업계 전반의 신뢰도에 큰 손상을 입힐 수 있어 공사지원을 계속해달라고 설득중』이라고 밝혔다.<박정규 기자>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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