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한보 재수사가 사실상 착수됐다. 이번에야말로 검찰의 분발과 성역을 인정않고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려는 의지에 주권자인 국민의 이름으로 기대를 걸고 싶어진다.엊그제 단행된 검찰의 한보수사 책임자 돌연 경질은 검란과 검치소리가 검찰 내부에서 나올 정도로 검찰수모의 문책 인사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검찰의 이런 유례없는 아픔과 상처야말로 검찰이 진정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음으로써만 그 의미를 살릴 수 있는 것이기에 앞으로의 검찰행보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검찰 스스로도 달리 헤어날 길이 없는 위기임을 자각, 한보재수사를 통해 국민의 여망에 답하고 스스로의 독립적 위상과 명예도 아울러 회복하길 당부한다.
그런 의미에서 검찰이 김현철씨의 2,000억원 리베이트설이라는 새 의혹에 대해 겉보기에 강력한 수사의지를 표명하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고 싶다. 검찰이 현철씨의 하수인인 박태중씨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통해 분명히 밝힌 2,000억원 리베이트설이란 최악의 지각변동마저 몰고올 수 있는 엄청난 비리 혐의이다. 수사책임자를 바꾼 검찰이 첫 반응으로 이런 의혹부터 제기하고 나선건 결코 그 의미를 과소평가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검찰에 특히 당부하고 싶은 것은 그런 의지에 걸맞는 서릿발수사와 어떤 성역도 더 이상 인정 않는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다.
사실 이번에 물러난 수사책임자가 밝혔듯이 어제까지의 검찰은 국민에게 말해주고 싶어도 말못할 상황이 너무도 많았을 정도로 정치권력의 압력에 무력했던게 사실이었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국회가 한보특조위를 가동중인데다 새로 등장한 여당대표와 총리가 사실상 한보 재수사를 지시한바 있고, 수사책임자까지 바뀌었으니 더이상 무엇을 주저할 것인가.
우리는 한보사건이 정권적 차원의 권력형 비리이자 대통령 아들에 의한 총체적 국정개입과 이권개입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고 근원적으로 다시 파헤쳐야 할 것임을 강조해 왔다. 몸체수사를 해야 한다는건 국민적 여망이었던 것이다.
통치권과 정부도 이제는 검찰을 시녀로 삼아온 타성에서 벗어나 검찰수사를 뒷받침해야 한다. 정권 스스로가 철저한 한보사건 책임소재 조사 및 감사를 통해 수사를 돕는게 오히려 지각변동의 위기를 벗어나 나라 전체가 심기일전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겸허히 자각할 때인 것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가 어떻게 쟁취한 민주·민간 정권인데 불과 4년만에 한보수렁에 빠져 이처럼 허덕이고 있는게 여간 분통 터지는 일이 아니다. 이런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초를 열 시금석이 바로 이번의 검찰재수사이다. 2,000억원설은 물론이고 총체적 비리와 국정문란 혐의를 속시원히 파헤침으로써 검찰도 되살아나길 간절히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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