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론이 창궐하고 있다.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 버린 수출, 계속 굴러가는 경상수지적자의 눈덩이, 외환보유고의 감축, 부침하는 환율, 물가불안, 노사의 시한폭탄, 오리무중인 설비투자의 시계, 성장률의 감속…. 이 모든 요소들이 경제마인드의 침강을 재촉하고 있다.영미권에 PIPO란 경구가 있다. 비관주의를 넣으면 비관주의가 나온다의 머리글자로 된 말이다. 인플레이션 이론에 핵인플레이션이란 개념이 있다. 물가상승에 길들여진 기대심리가 응어리져서 물가상승의 핵을 이룬다는 개념이다. 인간만사가 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경제에는 비관주의가 통한다. 경제주체의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경제마인드란 용어 자체가 경제와 심리의 혼성개념이다.
경제비관주의가 경제위축을 현실화한다면, 그 반대도 옳다. 즉 경제낙관주의는 경제의 흐름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성공하는 투자가는 비관주의자로부터 사서 낙관주의자에게 판다는 말은 얼마나 암시적인가? 우리경제가 전환점을 통과하고 있는 현시점은, 경제의 흐름을 강화하고, 다시 그 흐름에 의하여 강화되는 경제마인드를 정리해볼 시점이다.
돈이나 자원이나 하는 물질만이 경제를 돌리는 힘이 아니다. 기도 중요한 힘이다. 어떤 의미에선 기야말로 경제를 돌리는 기운의 근본이다. 지금 이 경제주체들의 기가 말이 아니다. 기업하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없이 두들겨 맞고 있다. (이 말로써 악덕기업인을 두둔할 의도는 전혀 없다) 근로자들은 명예퇴직이니 임금동결이니 하여 좌불안석에 「숙인 고개」들이다. 아니면 노사갈등의 고착화가 근로의욕을 파먹고 있다. 한번씩 임용의 회전문을 돌아 나가는 일부 고위인사를 제외한, 중견 공무원들의 기는 꺾일 대로 꺾였다. 이래서야 경제주체들의 일손에 신바람이 나겠는가? 어떤 힘이 지금 모든 경제인들의 기를 꺾고 있나? 부패와 부조리가 판을 치는 세태에서 엄격한 지조는 우러러볼 만하다. 그러나 엄격한 지조만으로 백성을 구하고 경제를 이롭게 할 수 없다.
경제인들이 스스로 자신의 기를 죽이고 있지는 않나? 5%대의 성장이 내다보인다고 하여 스스로 주춤거리며 경제하는 기를 죽인다면 이 역시 큰 문제다. 두자리수 성장은 이미 신화이며 9%대의 성장도 과거지사다. 인류역사상 최대의 경제사건이었던 산업혁명 당시의 경제성장률이 5%였다. 5%씩만 성장해도, 우리경제는 15년안에 두배로 큰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국경제 성장의 현 단계에서 5%는 결코 낮은 성장률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제인들은 고성장의 신드롬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서, 경제마인드를 바꾸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5%대의 성장을 수용하면서, 그 위에서 다시한번 하면 된다의 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고비용 타령도 지양해야 한다. 원래 경제의 비용 구조는 끈끈해서 잘 변하지 않는다. 특히 임금은 그러하다. 때문에 임금의 하향 조정은 매우 어렵다. 현재의 고비용 구조를 주어진 여건으로 보고, 기술로써 고비용 구조를 극복해야 한다. 경제인들의 기가 현재의 고비용 구조에 짓눌려 버린다면 우리경제가 헤어날 길은 없다. 고비용을 지불해 내는 가치경영을 해야 한다.
경제인들의 심기전환에 있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경제에 있어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저축하는 것이다. 우리는 확실히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렸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면 늦지 않다. 기술수준이 일정한 이상, 근면과 저축이 경제성장을 좌우한다는 고전적인 가르침은 진리이다. 또한 근면과 저축(노동의 강도 및 분업 자본형성)이 기술혁신의 모태라는 것도 경제학은 밝혀내고 있다. 가정이나 나라에 있어서 근검절약이 부의 원천이다.
요약하면 더 일하고 더 저축한다는 고전적인 규범 위에서 「하면 된다」는 경제마인드를 재구축하는 것이 우리경제의 살 길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마인드 가 흘러갈 수 있는 물꼬를 터주는 것이 올바른 리더십이다. 역사는 언제나 노력하는 낙관주의자의 편에 선다.<경제학 박사>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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