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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담배사들 ‘줄담배’/22개주 의료비 반환 소송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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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담배사들 ‘줄담배’/22개주 의료비 반환 소송에

입력
1997.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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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게트,보상·자료공개 합의/“유해판명 시간문제” 속앓이지난 30여년동안 정부 의학계 사회단체의 줄기찬 금연노력과 담배관련 각종 공격, 소송에도 굴하지 않고 성장세를 구가하던 미국 담배회사들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22개주가 흡연으로 인한 질병의 의료비 반환을 요구하며 제소한 필립 모리스 등 5개 담배회사중 하나인 리게트사가 20일 소송취하를 조건으로 합의한 화해안 때문이다. 리게트사는 이날 담배의 유해성과 청소년들에 대한 불법담배 판매 인정, 2,500만 달러 피해보상 등을 골자로 한 화해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소당한 담배회사들에 가장 치명적인 것은 리게트사가 30여년동안 담배업계 내부에서 논의된 니코틴에 관한 수천건의 자료제공과 담배관련 소송에 회사관계자를 출석시키기로 한 화해 조건이다.

그동안 담배의 해악을 입증하는 수많은 증거와 연구자료 제시에도 불구하고 회사들은 담배가 암과 심장질환 등을 유발하고 중독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물론 각종 관련 소송에서 승소해왔다.

그러나 내부자료 공개방침으로 상황은 완전히 반전됐다. 『담배와의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내부자료와 증언 확보는 담배회사를 상대로한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중의 하나』라는 스콧 하시버거 매사추세츠주 검찰총장의 말처럼 리게트사가 제공할 자료에는 유해성을 회사 스스로 인정하는 증거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내부자료가 공개되면 94년 22개주에서 제기한 집단소송 뿐만아니라 시민들이 개별적으로 담배회사를 상대로 낸 200여건의 소송에서 시민들의 승소는 확실해진다.

이때문에 「필립 모리스」 「R J R」 「브라운 & 윌리엄슨」 「로럴리드」 등 피소업체들이 리게트의 화해안 수용에 필사적인 저항을 하고 있다. 필립 모리스는 리게트의 화해안 수용 움직임을 미리 감지, 법원으로부터 내부자료 유출을 잠정 중지시키는 판결을 얻어냈다.

그러나 자료공개는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30여년 동안 늘 승리의 미소를 지어온 담배 회사들이 이번 전쟁에선 이길 승산이 거의 없어 보인다.<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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