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쩍 말라 야윈 여성을 이상형으로 하는 유행이 몇 시즌 반복되더니 여성만이 지닌 곡선을 강조하는 여성스런 실루엣의 패션 트렌드가 다시 돌아왔다.한 쪽 어깨가 드러나거나 옷 속의 몸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시폰, 몸에 딱달라붙어 곡선이 전부 드러나는 스트레치 소재로 여성스러움을 표현한 옷들이 많다. 이미 미국 여성지들은 스트레치나 시폰 소재로 만든 옷을 잘 소화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운동과 다이어트에 들어가라고 아우성이다.
미국에 온 후 내가 가장 먼저 애용하게 된 옷은 바로 이 스트레치 특성을 지닌 레깅스였다. 대부분 80% 면과 20% 스판덱스 소재로 만든 레깅스는 타이즈형태의 보온용 바지이다. 유모차를 끄는 주부나 헤드폰을 꽂고 조깅을 즐기는 젊은 여자들이나 열이면 아홉이 나이에 상관없이 레깅스를 입고 있었다. 가격도 저렴한 덕분에 나도 쉽게 그들 사이에 묻힐 수 있었고 지금도 생활의 절반이상을 레깅스로 편안함을 즐기고 있다.
나의 두 번째 스트레치 소재 컬렉션은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쟝 폴 고티에의 코듀로이 재킷이었다. 겉으로는 다른 코듀로이 재킷과 전혀 다를 바 없어 무심히 지나치려다 한 번 입어 보았는데 입어본 뒤의 차이는 분명했다. 몸에 잘 맞을 뿐 아니라 과거 어떤 코듀로이 재킷을 입었을 때에도 느끼지 못했던 편안함이 있었다. 편안한 이유는 「고티에」라는 이름 값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바로 스트레치라는 소재의 특성에 있었다. 그 뒤 나는 스트레치 소재로 만든 옷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됐다.
스트레치가 섞인 옷은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 20∼30% 스판덱스가 섞인 옷은 재킷 남방 바지 스커트 드레스 등 다양하다. 특히 스판덱스가 섞인 면 티셔츠는 100% 면 티셔츠와 달리 목과 소매 선이 늘어지지 않아서 오래도록 맵시있게 입을 수 있다. 최근 화제를 모은 폴라텍(보온처리 가공소재)에 비하면 라이크라와 스판덱스는 스트레치 소재 중의 클래식이라고 할 만하다. 폴라텍이 지난 추운 겨울을 경제적인 가격으로 따뜻하게 감싸주었는데 라이크라와 스트레치는 올 봄을 가볍게 활개를 펴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줄 소재 중의 소재이다.<섬유저널 뉴욕실장 문혜성씨>섬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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