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보·삼미사태의 교훈(외신에 비친 한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보·삼미사태의 교훈(외신에 비친 한국)

입력
1997.03.22 00:00
0 0

◎영국 Financial Times 3월20일자한국 한보그룹에 이어 또 하나의 재벌회사가 19일 파산했다는 것은 기업의 부주의와 경솔함을 명확히 나타내는 하나의 징조이다.

지난 1월 한보그룹이 무너져 대통령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대출스캔들을 불러일으킨데 이어 삼미그룹의 주력업체들이 19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들 두 그룹의 불행은 「회사 부채」라는 시한폭탄이 마침내 폭발, 악화되고 있는 금융부문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게 된다는 하나의 경고이다.

삼미그룹의 김현배 회장은 만일 삼미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자기 가족들의 그룹 경영권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미의 재정상태가 악화했기 때문에 새로운 은행대출을 받지못했다』고 말했다. 삼미에 대한 법정관리는 한국의 30대 재벌에 속하는 삼미와 한보의 주채권자인 제일은행에 또 하나의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은행들은 지금 떨어진 신용도 때문에 외국은행들로 부터 자본을 빌릴때 다른나라 은행들 보다 높은 이자를 지불하고 있다.

지난 10년간에 걸친 재벌회사들의 급속한 사업확장은 과잉생산능력과 산더미같은 부채를 그 기업들에게 안겨주었다. ING 베어링스 증권사는 한국의 대표적인 상장회사들의 순수한 부채율이 51%로 아시아 경쟁사들 중에는 가장 높다고 추산하고 있다.

삼미는 국내에서 생산능력을 증대시키는 한편 북미시장에도 진출함으로써 사업을 과도하게 확장했다. 그러나 삼미는 스테인레스철강 제품들의 세계시장 가격이 계속 약세에 있었기 때문에 1조9,000억원의 부채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지불하기가 어려웠다. 철강과 건설을 주력업체로 삼았던 한보그룹은 약 60억달러의 부채 때문에 무너졌다. 이같은 곤경은 철강산업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삼미와 한보사태는 전략산업이 곤경에 처하게 되면 정부가 이를 구제할 것이라고 믿고서 비용·이윤과 대출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하지 않은채 투자와 대출 결정들이 내려져 결국 도산하게된 경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