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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근」 대비 지금부터(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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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근」 대비 지금부터(사설)

입력
1997.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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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물에 대한 관심이 너무 부족하다.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나라들이 물기근에 대비해서 국가차원의 물공급대책을 마련하고 소비절약을 위한 국민적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물기근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수자원 빈곤국가이면서도 물문제가 남의 일처럼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물 포럼」은 앞으로 멀지 않은 장래에 세계적인 물기근 사태가 야기되고 이로 인해 인간의 생존이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1세기는 석유 때문이 아니라 물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며 물기근에 따른 농산물 감소와 공업부문의 생산위축, 식수부족과 수질오염으로 지구촌의 대다수 국가들, 특히 물기근 상태에 들어간 나라들이 큰 재앙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유엔과 세계은행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세계인구의 절반이상이 물부족 상태에 있으며 우리나라는 아시아지역에서도 최하위권의 수자원빈곤국가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연구실 자료에 따르면 우리의 1인당 연간 수자원량은 아시아 28개국 평균치의 37%에 불과하며 인구가 많은 중국이나 사막이 대부분인 이란보다도 수자원이 빈약하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물사용량은 연간 299억톤인데 공급 가능량은 322억톤으로 겨우 23억톤의 여유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역편차가 심해 동해안과 남해안 지역은 해마다 가뭄피해를 입고 있으며 대도시지역에서도 생활용수가 부족해 아파트 건립을 못하는 곳이 많다. 포항제철 같은 기간산업체들이 용수부족 때문에 조업중단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지금도 물부족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물사용량이 계속 늘고있어 2001년이면 지금 건설중인 적성댐 탐진댐 등이 완공된다 하더라도 여유분이 6톤에 불과하게 된다고 한다. 2011년까지 30∼40개의 댐과 50여개의 광역상수도, 20조원의 재원에 10년여의 시간이 필요한데 현재 진행상황은 2001년까지의 계획도 차질을 빚지 않을 수 없게 돼있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정부와 기업, 일반 국민들 모두가 물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이다. 물문제는 멀리 내다보고 미리 대비를 해나가지 않으면 임박해서 해결할 방법이 없다. 우선 괜찮으니까 차일피일 미루며 세월을 허송하다가는 몇년 안있어 물로 인한 일대재앙을 피할 길이 없게 될 것이다.

우선 물에 관련된 행정체계를 대대적으로 정비 개편해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물공급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아울러 물의 소비절약을 위한 대대적인 국민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산림과 하천관리, 댐과 저수지관리, 가격정책, 수질관리까지 포괄하는 종합적인 물정책과 물관리 행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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