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삶의 질이 형편없다고 한다. 곰곰 생각해보면 이렇게 된 가장 큰 요인으로 「조국근대화」란 기치 아래 숨가쁘게 경제성장에만 치우친 나머지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공해물질을 배출한 것이 우선으로 꼽힌다.그러는 사이 우리는 정서적으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황폐해졌다. 이를테면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푸근한 이미지를 주었던 우리의 전통적인 가옥형태인 초가집이 없어지고 지붕에는 익숙지 않은 유치한 원색을 칠해놓아 우리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일들은 빈번히 나타나 지금 주변환경은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 우리가 살고있는 건물을 포함한 각종 구조물과 홍보물, 간판에 이르기까지 조악한 형태와 유치한 색채로 뒤범벅이다. 요즘 주유소들이 휘황찬란한 모습으로 치장하고 있다. 눈에 띄게 하려는 시도였겠지만 현란한 형광원색은 항간에 급격히 늘고있는 스트레스병 중의 하나인 「안정피로증후군」을 야기시키고 있다. 안정피로는 의학상 검사를 해도 확실한 소견이 나타나지 않거니와 눈을 혹사하거나 스트레스가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집안을 가꾸는 데는 온갖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전체는 거의 방치하고 있다. 거리를 거닐다 보면 큰 고층건물을 제외한 4, 5층 건물은 온통 간판으로 덮여 있다. 가뜩이나 쉴 공간이 부족한 터에 이래서야 어떻게 생활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겠는가?
언젠가 돈 안들이고 스트레스 푸는 방법중 하나가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먼저 심신이 피곤해지고 매사에 짜증이 나는데 쾌청한 날 하늘을 바라보노라면 일상사에 찌든 잡념들이 말끔히 사라지고 눈의 피로가 없어짐은 당연한 일이다. 아마도 하늘의 고유한 색채가 감정에 이입되어 순화시켜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컴퓨터 TV 광고매체 등으로 인하여 과거 어느 때보다도 눈을 혹사시키고 있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어지러운 시각공해 요인을 보다 철저하게 가려내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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