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 18.7% 급증/불황여파 소비증가율 하반기 둔화불황의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도시근로자가구의 씀씀이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육비와 교통비의 지출은 매년 큰폭의 증가세를 보여 「긴축 가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96년 도시근로자가구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15만2,700원으로 처음으로 200만원대를 돌파하면서 전년대비 12.6%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또 월평균 소비지출은 139만5,400원으로 전년대비 13.4%의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이를 분기별로 보면 1·4분기 14.7%, 2·4분기 17.2%, 3·4분기 11.1%, 4·4분기 10.9%로 각각 나타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연간 전체로는 소비지출이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평균소비성향이 전년의 71.0%에 비해 다소 높아진 71.7%, 소득증가분에서 소비증가분이 차지하는 한계 소비성향은 77.5%로 전년의 64.3%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총소득가운데 사업 및 부업, 재산 및 이전소득 등 기타소득은 31만4,900원으로 17.3%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근로소득은 월평균 183만7,700원으로 전년에 비해 11.9% 증가하는데 그쳐 전체 소득 증가율은 전년의 15.1%에 비해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가계지출에서는 생활비에 충당되는 소비지출이 139만5,000원, 세금·가족친지송금·이자 등 비소비지출은 20만7,000원으로 각각 13.4%, 16.2%씩 늘어났다.
특히 교육비는 가구당 한달에 13만6,000원씩 지출, 18.7%가 늘어났으며 개인교통비는 10만4,000원으로 27.6%가 각각 증가했다.
식료품비, 피복비, 보건·의료비, 광열·수도비 등이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년전에 비해 모두 낮아진 반면 교육비는 87년 6.9%에서 지난해 9.8%로 2.9% 포인트, 개인교통비는 0.6%에서 7.5%로 6.9% 포인트가 각각 높아졌다.
소득 수준별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계수지는 상위 20% 계층이 월평균 408만5,000원인데 비해 하위 20% 계층은 88만1,000원에 그쳐 두 계층간 소득격차가 4.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56만1,000원으로 나타난 가운데 부인의 근로소득액(60만8,000원)이 남편(148만6,000원)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부모에게서 받은 용돈이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하는 20대들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외식비 교양오락비 교통통신비에 대한 지출비중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가장 높아 씀씀이가 헤픈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의 송태정 연구원은 『지난해 교육비와 주거비가 근로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부동산가격 안정으로 95년(32.9%)보다 낮아졌지만 올초부터 전세가 등이 급등하고 있어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연구원은 『임금안정에 앞서 주거비와 교육비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소비구조가 왜곡되고 더 큰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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