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민주 양당간의 불법 선거자금모금 폭로전이 점입가경이다. 백악관의 선거모금 스캔들 와중에서 양당 지도급 인사인 댄 버튼 공화당 하원의원과 딕 게파트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의 선거추문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이전투구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한동안 수세에 몰려있던 민주당은 백악관측의 선거자금의혹을 조사할 하원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버튼 의원을 향해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33년간의 정치경력을 자랑하는 버튼이 지난해 의회선거때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5,000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금하기위해 부당압력을 가한 사실이 파키스탄정부의 로비스트에 의해 19일 폭로된 직후였다.
하원내 개혁감독위원회 위원장을 겸임중인 버튼은 당시 자신이 하원내 파키스탄문제 의원단체를 이끌고 있는 점을 이용, 주미 파키스탄대사에게 『(파키스탄에)득이 된다면 돈을 줘도 되는 것 아니냐』며 노골적으로 손을 벌렸다.
버튼 의원은 그같은 사실을 부인했으나 마크 시겔이라는 미국인 로비스트는 이를 증명하는 내용이 담긴 메모를 파키스탄대사관측으로부터 직접 입수, 증거로 공개했다. 민주당측은 나아가 버튼이 최근 미전신전화사(AT&T)로부터 호화 골프접대를 받은 사실까지 들먹이며 『그가 백악관을 조사하기 전에 먼저 자신부터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고 맹공하고 있다.
하지만 뒤이어 터진 게파트 총무의 불법 선거자금 파문은 공화당측에 반격의 빌미를 주었다.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시되는 게파트가 93년부터 작년까지 인도네시아의 리포그룹 등으로부터 받았던 2만2,000달러의 부당헌금을 반환한 사실이 알려지자 역공에 나섰다.
리포그룹은 지난해 대선때 중국계 존 황을 매개로 민주당전국위원회(DNC)측에 불법 선거자금을 기부, 논란을 일으킨 문제의 기업. 게파트측은 또 리포그룹과는 별도로 황으로부터 6,000달러의 자금을 받았다고 실토하면서 『이같은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민주당으로선 불법선거자금으로 인정해 반납한 액수가 총 300만달러로 불어난 것도 곤혹스럽지만 민주당의 하원 지도자인 게파트의원의 연루사실에 더욱 망연자실한 분위기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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