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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그룹 부도­정치권 연루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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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그룹 부도­정치권 연루설 확산

입력
1997.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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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시설 팔고 남의 것 사들여/부실 기업에 천억 권리금까지삼미그룹의 도산과정에 정치권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삼미의 부도파문이 「제2의 한보사태」로 비화하고 있다. 삼미와 정치권의 커넥션을 입증할만한 구체적 증거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여러 정황과 관계자들의 증언으로 볼때 정치권 연루설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우선 포철이 삼미특수강의 봉강과 강관공장(창원)을 인수한 과정이 의혹덩어리로 부각되고 있다.

포철이 삼미특수강 시설을 7천1백94억원에 인수키로 계약한 것은 지난달 17일. 그러나 포철의 계열사인 포스틸은 이에앞서 지난해 6월 삼미의 창원시설과 유사한 제품을 생산하는 스테인리스파이프와 강관공장을 사업성과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 3백71억원에 미주철강에 매각했다. 상식차원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삼미는 특히 특수강시설중 가장 채산성이 낮은 만성적자시설을 매각하면서도 포철로부터 권리금격인 기술료로 1천억원을 받아내는가 하면 9백억원의 원자재외상대금 탕감을 요구하고 적자로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미국과 캐나다의 특수강공장도 포철에 매각하려 한 것으로 드러나 배후지원세력이 있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민회의 박광태 의원은 이와 관련, 『포철은 당초 삼미특수강을 인수할 뜻이 전혀 없었으나 김만제 회장이 청와대에 갔다 온후 갑작스럽게 인수가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포철관계자들도 『부실기업을 떠안을 수 없다는 반대론이 무성했으나 하루아침에 인수가 결정됐다』면서 『삼미측은 인수협상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을만큼 매우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도 삼미가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은행 등으로부터 끌어오는 과정에도 상당한 외압이 있었다는 말이 무성하다.

삼미와 정치권커넥션의 「몸체」는 「김현배 삼미그룹 회장―김현철씨, 서상록 부회장―최형우 의원 라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현철씨의 고려대 2년 선배인 김회장은 김씨가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진 고려대출신 경영인들의 모임인 「크림슨 클럽」을 통해 깊은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최의원과 친구사이인 서부회장은 회사에는 거의 출근하지 않아 그룹내에서도 베일에 가려져있는 이중국적자로 미국에 거주할 때부터 최의원과 교분을 다져 자금동원과 정치권로비의 막후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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