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AFP=연합】 이탈리아 정부는 19일 알바니아 사태와 관련, 임시 각료회의를 소집하고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탈리아 내각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비상사태가 6월30일까지 지속된다』고 밝혔다.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135명의 알바니아 난민을 추방했다고 브린디시공항 소식통들이 밝혔다.
소식통들은 추방된 난민들이 이탈리아 헬기편으로 브린디시를 떠났다고 밝혔다.
◎유고 등 무기밀반입 우려
이탈리아와 그리스가 봇물처럼 밀려드는 알바니아 난민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브린디시 오트란토 등 이탈리아 남부의 여러 항구도시에는 교회 학교 병원 주차장 야영장 등에서 알바니아인 9,600여명이 피란살이를 하고 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집계에 따르면 11일이후 이탈리아와 그리스로 탈출한 난민은 1만2,000명 정도. 특히 최근 2, 3일전부터는 하루에 2,500명 정도가 탈출하고 있다. 이들은 수도 티라나와 가까운 두러스항에서 한 사람당 500∼1,000달러씩을 선주에게 주고 아드리아해를 건넌다. 또 배에 탈 때는 마피아들에게 가진 것을 다 털리다시피 한다. 브린디시항까지는 직선거리로 64㎞. 빤히 바라다 보이지만 발동기가 없는 폐선이나 군함이 대부분이어서 마냥 흘러흘러 꼬박 하루가 걸린다.
이탈리아 정부는 급증하는 난민수도 수지만 불법이민자나 범죄자들이 묻어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때문에 난민 체류기간을 60일 이하로 제한할 계획이다. 임시 피란처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교도소를 탈출한 죄수 출신 난민 200여명은 군 수송기에 태워 돌려보내기로 했다. 로마노 프로디 총리는 『문제가 있거나 문제를 만드는 사람들은 돕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탈리아에는 6년전 알바니아 공산체제가 붕괴됐을 때도 난민 2만명이 몰려들었다. 이때는 임시 취업증을 발급했다가 나중에 거의 돌려보냈다.
유고와 마케도니아도 알바니아인들을 통해 밀반입되는 무기가 알바니아계 주민의 무장봉기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마케도니아는 알바니아 소요사태의 계기가 된 피라미드식 투자사건을 비슷하게 겪은 바 있고 다수 슬라브족과 소수 알바니아계의 민족갈등이 심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도 난민 유입에 대비, 국경경비를 강화한 상태다. 그러나 알바니아 상황은 무장시위대가 살리 베리샤 대통령의 사퇴를 여전히 고집하고 있고 정부가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여서 난민탈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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