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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알바니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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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알바니아(사설)

입력
1997.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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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에 벌어지고 있는 알바니아사태는 언젠가 북한도 저 지경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그리스 북쪽, 유고슬라비아의 남쪽에 위치한 아드리아해안국 알바니아는 1989년 소련공산제국이 무너지기 전까지 북한 김일성정권과 함께 공산독재자의 최장기집권국의 하나로 남아오면서 북한에 맞먹는 폐쇄사회로 악명이 높았었다.지방 게릴라로 출발한 후 소련공산당과 끈을 대 일약 알바니아국가지도자로 부상했던 전 알바니아공산당 제1서기 엔베르 호자는 독립후 그가 76세의 나이로 사망한 85년까지 내리 41년간을 혹독한 독재자로 군림했다. 흐루시초프의 수정주의이후 소련과도 손을 끊고 낙후한 농업국 알바니아를 지상낙원이라고 선전하면서 국민을 가난과 독재의 사슬로 꽁꽁 묶었었다. 호자는 독재 41년간 독재를 반대할만한 정치인, 지식인, 전문가그룹의 씨를 말렸기 때문에 호자후에도 정치다운 정치도 없고 경제다운 경제계획도 없이 냉전후기를 살아오다가 이번에 대형 은행사기사건이 터져 나라 전체가 가라앉게 된 것이다.

일종의 피라미드식계인 단기은행 저축프로그램이 펑크나 이 저축프로그램에 가담했던 50내지 90%의 국민이 현 베리샤정권의 퇴진을 요구하고 데모를 벌이다가 정부도 무너지고 국민도 함께 무너져 버렸다. 감옥문은 열리고 무기고도 헐렸다. 아무렇게나 쏘아대는 시민총포와 원시사회로 돌아가 버린 혼란을 피해 대대적인 외국인 탈출작전이 마치 1975년의 월남패망 전야와 같은 양상으로 진행됐다. 알바니아는 벌써 문명이전의 적막사회로 돌아갔고 국제사회는 아무도 이 파산해 버린 나라를 도우려 하지않고 있다.

북한 김정일은 시민배급은 고사하고 군인의 배급쌀까지 대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며 애꿎은 당 관료들만 나무라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고 있다. 북한도 사실상 비문명화 전야에 접어든 셈이다. 북한전역에 기아가 와 있다. 북한이 알바니아와 다른 점은 북한인민에게는 이들을 도울 남쪽의 동포가 있다는 것밖에 없다. 북한독재가 탈없이 부서져 내리기를 기다리면서 갇힌 동포를 구할 길을 찾아야 한다.<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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