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주변세력에 김덕룡 의원 비판신한국당 김덕룡 의원이 19일 김현철씨 주변의 「호가호위 세력」을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의원은 19일 상오 힐튼호텔에서 있은 도산 아카데미 초청 강연에서 『나무가 가만히 있으려 해도 바람이 내버려 두지 않는다』며 김씨를 싸고돈 주변인사들의 「들쥐처신」을 강력히 비판했다.
김의원은 특히 『김영삼정권이 들어서자마자 그에게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많은 무리들을 봤고 감투, 권력, 이권을 챙기려는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면서 『김씨가 그런 것들을 감내했어야 했지만 권력을 탐하는 정치인, 집요하게 다가오는 관료, 이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경제인들 때문에 사회경험이 부족한 그가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원은 나아가 『김씨로부터 단물을 빨아먹고 지금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린 사람들은 누구인지 한번쯤 짚어보고 우리들의 세태에 대해 반성하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라며 『돌을 맞아야 할 사람이 어찌 김씨 한사람 뿐이겠느냐』고 개탄했다.
김의원은 『김씨를 두둔하거나 옹호하려는 게 아니며 나 자신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김현철씨가 지금 모든 악의 온상인 것처럼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으나 우리 사회의 세태, 풍조를 이번 기회에 한번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의원의 이날 발언에 대해 굳이 정치적인 해석을 달자면 그것은 김현철파문의 「공동책임론」을 언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씨의 국정개입 의혹은 철저히 밝히고 책임을 묻되, 김씨를 부추겨 국정에 개입하게 만든 주변세력 역시 마땅히 그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요지인 셈이다. 당장 자민련측에서도 『김씨 주변으로 구름처럼 몰려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누구인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며 들고 나왔다. 그러나 김의원의 발언은 굴절된 인간세태를 꼬집으며 김현철파문의 뒤안길을 돌아보는 「세상 이야기」가 주제였다는 점에서 오히려 색다른 시선을 받고 있다.
더욱이 김의원은 문민정부 출범직후 김대통령에게 김씨의 외유를 건의해 김씨와는 사이가 벌어질 수 밖에 없었던 입장이다. 92년 대선 때에도 김의원과 현철씨는 한동안 보이지 않는 갈등과 마찰을 빚은 적이 있었다. 최형우 고문이 쓰러져 있는 상황에서, 『차라리 대신 돌을 맞고 싶다』는 김의원의 심경표현은 상도동가의 또 하나의 우울한 자화상으로 오버랩되고 있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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