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4천억원 조달방법 아리송/최형우·김현철씨 개입설 무성삼미그룹의 침몰과정이 정치권이 연루된 「제2의 한보」라는 의혹으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삼미그룹은 상환능력도 없으면서 금융권 등으로부터 2조4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끌어왔을 뿐만 아니라 사업성도 불투명한 삼미특수강 창원공장을 후한 조건에 포철에 떠 넘긴 것으로 드러나 한보사태가 재현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삼미그룹은 이미 6공말기인 92년 미국과 캐나다의 철강업체인 알텍스, 아틀라스사 인수와 창원공장 증설에 따른 자금난과 특수강경기불황으로 부도위기에 몰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정부 들어서도 「부도위기설」이 끊이지 않았고 주력기업인 삼미특수강이 92년이후 매년 적자를 냈는데도 불구하고 삼미그룹은 무제한 적으로 은행빚을 끌어와 부채규모가 지난해말에는 지급보증을 포함, 1조9천억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삼미그룹의 총자산은 2조4천7백20억원이지만 자기자본은 7백24억원에 불과해 자기자본비율이 2.9%로 30대 그룹중 재무구조가 가장 나쁜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권이 이처럼 쓰러지기 직전인 삼미그룹에 무제한 자금을 지원한 것은 한보철강 부도사태에서 드러난 것과 같은 외압과 특혜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금융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포철이 지난달 삼미특수강의 창원 봉강·강관공장을 7천1백94억원에 인수한 과정에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삼미특수강은 지난해 12월 자금난이 악화하자 포철측에 공장인수를 요청했으나 포철내부에서는 사업성이 없다는 반대론이 팽배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봉강과 강관공장은 설비수준과 생산성이 낮고 수요전망도 불투명해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반대론의 요지였다.
그러나 포철은 2개월여만에 인수를 매듭지었고, 포철이 지불한 인수금액은 실제가액보다 높아 정치권의 외압이 작용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현재 뇌수술을 받고 입원중인 최형우 신한국당의원이 삼미와 깊은 관계이고 김현배 삼미그룹 회장과 고려대 동문인 김현철씨도 개입됐다는 설이 널리 퍼져왔다. 특히 삼미그룹의 서상록 부회장은 최의원의 오랜 친구로 미국에서 생활하다 92년 삼미그룹에 영입된 것으로 알려져 최의원 개입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삼미가 부침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정황으로 볼때도 삼미그룹은 한보와 같은 길을 걸어 「제2의 한보사태」로 비화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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