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배(39) 삼미그룹 회장은 19일 상오 서울 대치동 그룹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중되는 자금난을 못이겨 법정관리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김회장은 『주력기업인 삼미특수강이 92년부터 차입금과 금융비용이 커지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금융기관으로부터 추가적인 자금지원도 이뤄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법정관리 신청과 함께 가족 모두의 주식포기각서를 법원에 제출했다』며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질 경우 모든 경영권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다.
―부도도 나지 않았는데 법정관리를 신청한 배경은.
『자금부족현상이 지속돼 이른 시일내에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수강사업에 흑자가 날 것으로 전망하지만 회사 전체를 살리기는 힘들다고 본다.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법정관리뿐이라고 생각했다』
―자금구입이 어려운 이유는.
『지난달 삼미특수강의 봉강 및 강관공장을 포철에 매각했으나 삼미 전체를 소생시키기에 역부족이었다. 본사 사옥을 비롯해 회사소유 부동산을 매각, 회사를 살리려했으나 처분되지 않고있다. 북미의 현지법인 4개 공장도 포철에 매각하려 했으나 포철이 인수를 꺼리고 있다』
―총부채는.
『1조9,000억원에 달한다. 봉강공장의 매각대금인 7,194억원을 빼더라도 1조1,000억원 이상 남아있다』
―부채가 많은 이유는.
『철강은 많은 투자를 해야하는 사업이다. 최근 철강산업의 침체로 특수강사업 운영이 더욱 어려워졌다. 외국의 경우 특수강사업에 대해 지원을 해주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지만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측면에서 지원하겠다』
―법원이 법정관리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부동산 등 매각가능한 모든 것을 처분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법정관리를 위한 가족들의 동의는 얻었는가.
『형인 김현철 삼미아틀라스(캐나다 현지법인) 회장과 충분히 협의했다. 가족들도 모두 주식포기각서를 작성, 법원에 함께 제출했다』
―채권단과는 협의했는가.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돼 협의하지 못했다. 그러나 사태는 원활히 수습될 것으로 기대한다』
―나머지 계열사는 어떻게 할 것이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지만 상황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결정하겠다』
―대통령 차남인 김현철씨와 최형우 의원 등과 긴밀한 관계라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무근이다. 김현철씨와는 알지도 못하고 만난 적도 없다. 회사를 운영해오면서 지금까지 외부인사를 개입시킨 적이 없다』<선년규 기자>선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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