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비서 찾기 ‘숨바꼭질’/옛 미군 휴양시설 ‘캠프 존 헤이’ 체류 유력/로아칸공항 도착후 차량이용 극비 이동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가 체류중인 필리핀의 산악 휴양도시 바기오시에는 황비서의 행적을 추적하는 내외신 취재진들의 행렬이 온종일 분주히 이어졌다.
취재진들은 과거 미군휴양시설인 캠프 존 헤이(Camp John Hay)와 특급 경호시설을 갖춘 필리핀 대통령 여름별장, 사관학교 구내 등을 황비서의 유력한 체류장소로 꼽고 샅샅이 뒤졌으나 황비서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곳은 병풍처럼 둘러싼 산과 능선을 따라 고급 별장과 정부의 안가들이 무수히 널려있다.
○…체류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로이칸 공항에서 5㎞, 택시로 10분거리에 있는 캠프 존 헤이. 과거 미군휴양시설이었던 이곳은 91년 미군이 철수한 뒤 바기오시 당국에서 접수해 휴양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골프장이 있고 아름드리 소나무, 곳곳에 조성된 꽃밭 등으로 한폭의 수체화를 연상케 한다.
695㏊(208만여평)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로 2∼3층의 숙소와 식당 휴게소 주차공간 등으로 구성된 복합건물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다. 복합건물중 상당수는 일반인 출입이 통제 돼 있다. 경내가 너무 넓어 이 안에서 길을 잃을 정도이다. 외부로 통하는 3개의 정문에서 검문을 하고 보안경찰이 낮에도 순찰을 하는 등 보안이 삼엄하다. 기자는 캠프 존 헤이안에 숙소를 잡고 황비서 일행의 행적을 탐문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경내의 규모가 엄청나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황비서가 체류할 가능성이 높은 또다른 장소는 필리핀 대통령의 여름별장. 로아칸 공항에서 택시로 15분거리에 있는 이 곳은 필리핀의 「청남대」인 셈인데, 관광객이 정문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경호가 눈에 띄게 달라진 게 없어 겉으로는 평온했다.
별장촌이 양측으로 즐비한 로물로 스트리트에 위치한 이 별장은 2층의 대리석건물에 12개의 방과 여러개의 비밀통로를 갖추고 있는데, 50여명의 군정보당국(IAAFP)요원이 상시 경호하고 있다.
○…황비서는 18일 하오 바기오의 로아칸공항에 도착했음이 확인됐다.
로아칸 공항 보안관계자는 『18일 헬기 2대가 공항에 도착하자 4대의 차량이 공항당국의 특별허가를 얻어 활주로에 접근,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을 태운 뒤 쏜살같이 빠져나갔다』고 확인했다. 이 공항은 필리핀 국내선용이지만 활주로가 길어 보잉 737기 등 대형기도 이착륙을 할 수 있다.
○…바기오는 기후가 연중 20도 안팎으로 서늘해 황비서가 더운 날씨를 피해 머물기에 적합하다. 이곳은 필리핀의 유명한 심령술사 후나 라모가 머물며 기치료를 시술하고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 관광객들에게도 상당히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교민의 수는 300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유동인구 등을 합하면 600명 정도로 집계 되고 있다. 우리측 안전요원 상당수가 황비서의 베이징(북경) 출발 훨씬 전인 지난 10일을 전후해 이미 바기오 현지에 도착, 사전답사를 마치고 현지 군경과 경호대책을 논의했다는 후문이다.<바기오(필리핀)=박진용 기자>바기오(필리핀)=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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