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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그룹 연쇄부도­금융계·국가경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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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그룹 연쇄부도­금융계·국가경제 파장

입력
1997.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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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월 「금융대란」 신호탄인가/한보 이어 또… “다음은 어디냐”/자금시장 급랭·경제전반 “쇼크”/하청업체 도산·「준법대출」땐 부도도미노 우려금융시장이 흉흉해졌다. 재계서열 14위의 한보그룹이 무너진데 이어 26위인 삼미그룹마저 붕괴되자 금융권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삼미그룹의 하청업체가 1백여개에 달해 이들 업체에 자금이 긴급 수혈되지 않을 경우 연쇄부도가 불가피하다. 금융관계자들은 그동안 증시를 중심으로 떠돌던 「4∼5월 금융대란설」이 사실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한보사건 이후 금융기관의 「준법대출」이 확산되면서 금융기관에는 돈이 넘치지만 이 돈이 기업으로 공급되지 않아 기업은 자금난을 겪는 이상기류가 심화하고 있다.

19일 자금시장에서는 금리와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는 폭락하는 극도의 혼란장세가 나타났다. 이날 종합주가지수 6백46.29는 전날보다 무려 11포인트나 떨어졌으며 시중실세금리인 회사채 유통수익률(3년만기)이 전날(12.75%)보다 0.1%포인트 오른 연 12.85%(2년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삼미부도 소식이 전해지자 사자세력이 실종돼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삼미부도로 국내은행들의 해외에서의 달러차입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당 원화환율이 전날 시장평균환율(8백82원60전)보다 1원90전이 오른 8백84원50전까지 올랐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자금악화설이 나돌던 삼미그룹이 쓰러지자 『다음 차례는 누구냐』며 촉각을 곤두세웠고 일부 중견기업과 거래은행의 주가가 하한가로 내려앉는 등 긴박한 모습이었다. 또한 금융계에서는 한보가 부도전 발행한 막대한 양의 융통어음을 안고 있던 할부금융과 파이낸스사 상호신용금고 등 제2금융권이 삼미에도 피해를 입었을 경우 연쇄부도를 맞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권도 한보사태로 최소한 5천억원가량(담보과부족액)의 피해를 입은데 이어 삼미에도 수천억원을 물리게 됨에 따라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삼미붕괴는 금융권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경제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보와 삼미에 거액을 물린 부실금융기관과 삼미특수강의 하청·납품업체들의 연쇄도산이 우려되고 있고 다른 기업도 자금시장의 경색에 따라 심각한 자금난을 겪게 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멀쩡한 기업도 일시적인 자금경색으로 인해 흑자도산하는 부도도미노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한보사태이후 담보가 없으면 대출을 하지않고 종합금융사들은 특A급 우량어음이 아니면 할인을 기피, 시중자금이 금융권에만 머물러 있는 자금체증현상이 심화해왔다. 여기에 삼미부도가 겹치고 중견기업의 후속부도설까지 나돌아 기업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통화당국은 한보사태 이후 자금경색을 막기위해 6조원을 방출했으나 공급된 자금이 금융권에만 머물러 있어 자금난해소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외화조달창구인 국내 은행들의 해외차입이 어려워질 경우 외환시장도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기관의 외화조달마저 차질을 빚게 되면 원화환율이 급상승, 환투기가 극성을 부리고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자본의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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