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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슬라이스… 연작 사진기법…/이색촬영 CF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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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슬라이스… 연작 사진기법…/이색촬영 CF ‘눈에 띄네’

입력
1997.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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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촬영기법으로 광고 효과를 높이는 CF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외국 유명 사진작가의 촬영기법을 응용한 광고가 나오는가 하면 인위적인 컴퓨터그래픽(CG)대신 거울의 굴절효과를 이용, 자연스러운 화면을 연출하는 광고도 등장했다. 사진 촬영술은 광고를 만드는 가장 기초적인 기술의 하나. CG가 일반화하면서 예전만큼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CG의 인위적인 냄새를 배제하면서 광고 화면에 새로움을 불어넣기 원하는 광고 제작자들에게는 아직도 사랑받고 있다.지난주부터 TV에 선보인 보루네오가구 광고에는 마치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시키는 사진술이 이용되고 있다. 침대에 앉아있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던 카메라가 뒤로 빠지면서 그 장면이 노트북 컴퓨터 화면으로 들어간다. 그 노트북은 사무실의 책상 위에 놓여있고, 사무용가구와 일하는 남자의 모습이 나타난다. 사무실 장면은 다시 카메라 이동과 함께 부엌에서 잡지를 뒤적이는 여자의 잡지 속 사진으로 빨려들어가고 부엌의 전경이 비춰진다. 부엌의 모습은 이어 거실의 TV 속으로 들어가고, 거실의 모습은 다시 처음 출발했던 침실의 액자 속으로 들어간다.

이 광고는 미국의 유명한 사진작가 듀안 마이클의 「연작 사진기법」을 응용한 것이다. 다만 듀안 마이클이 스틸사진을 5∼20개 연속 배치, 정지장면들이 계속 연결고리를 갖고 이어지도록 해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한데 비해 동영상으로 그와 비슷한 이미지를 냈다는 점이 다르다. CG가 일부 사용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사진작업에 의존해 그동안 국내 광고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특수한 사진 촬영술의 묘미를 느끼게 만든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캐주얼 의류 미치코 런던의 방송광고에는 「타임슬라이스 기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 기법은 20∼50대의 스틸 카메라를 사람이나 사물을 중심으로 동일한 간격으로 설치하고 동시에 셔터를 눌러 찍은 뒤 그 사진을 이어서 편집하는 것. 정지된 사물의 다양한 모습을 동시간대에 연속적으로 볼 수 있는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신세대의류 에드윈은 탤런트 김민종을 등장시킨 최근 광고에서 거울을 이용, 그림물감을 바른 종이를 접었다 펴서 대칭효과를 내는 「데칼코마니」를 연상케하는 화면을 만들었다. 실제 모습과 거울에 비친 모습을 동시에 담아내기 위해 아크릴판에 얇은 거울을 댄 특수거울을 제작, 모델의 신체가 일그러지고 때론 둘로 나뉘는 등의 기묘한 화면을 연출했다.

보루네오 광고를 만든 한컴의 크리에이티브 4팀 김태성 차장은 『카메라 촬영술은 CG만큼 인위적이지 않으면서도 이용하기에 따라 광고화면을 예술적 표현으로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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