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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연극 구속/예술의 진정성 생각할때(객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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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연극 구속/예술의 진정성 생각할때(객석)

입력
1997.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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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음란공연물 제작 혐의로 연극사상 처음 구속된 강철웅(본명 최성용)씨는 벗는 연극으로 고속성장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영화판과 연극마당을 기웃거리던 그는 「극예술집단」이란 간판을 내걸고 94년 무대에 올린 외설연극 「마지막 시도」가 흥행에 성공하자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본격진출했다. 파워소극장 1, 2관의 소유주가 되어 이런 저런 연극을 하다가 지난 2월부터 문제가 된 「속 마지막 시도」를 공연했다. 그는 삐끼들을 동원, 매표 수입 중 일정한 몫을 나누어 갖는 방법까지 써가며 관객을 동원했다.여배우가 나체로 출연하는 등 자극적인 내용이 포함된 「마지막 시도」에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재미를 보자 극단측은 한술 더떠 속편을 만들게 된 것이다.

「속…」은 성인전용극장에서도 보기에 민망할 정도의 음란물이다. 연극계 일각에서는 창작의 자유를 내세워 이번 당국의 「철퇴」가 부당하며 형평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화예술계의 대체적인 여론은 다중이 공감하는 메시지보다는 말초신경만을 자극, 정서적으로 해악을 끼치는 공연물은 추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연극계의 앞날을 위해 「속…」에 대한 강경한 사법처리를 은근히 원한 연극인들도 있었다. 오죽했으면 저질 외설연극 추방에 앞장서야 할 연극협회(이사장 정진수)가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까지 「이달의 선정적인 연극」을 추천하고 있을까. 이같은 맞대결은 연극계 안에 논란이 있으나 결국 연극인들 스스로 저질외설연극 극단을 뜨내기로 치부하지 않고 관객을 빼앗아 가는 대결상대로 삼은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강씨 등에 대한 인신 구속은 연극인들에게 강건너 불이어서는 안된다. 「예술성 높은 정통 에로티시즘」이라며 벗기기 분위기에 편승하는 일부 연극인들. 흥행을 위해 물불을 안 가리는 연극인들. 이들이 모두 정신적 구속의 대상이다. 연극인들은 이번 사태를 거울 삼아 다시는 저질공연물이 판치지 못하도록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제는 대학로에 저질음란물과 싸우는 「투사」보다는 진정한 예술인이 필요한 때이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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