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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식 경제팀/이백만 경제과학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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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식 경제팀/이백만 경제과학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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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각」으로 강경식 경제팀이 출범했을 때 강부총리를 잘 아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아쉽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은 강부총리에 대해 『프로야구로 치면 확실한 선발투수감인데…. 전세역전이 불가능한 9회말 상황에서 마무리투수로 기용됐다』며 혀를 찼다.강부총리는 이런 여론을 간파했음인지 취임기자회견에서 『정권에는 임기가 있을지 몰라도 경제에는 임기가 없다』고 강조했다. 옳은 지적이다.

강부총리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의 충정을 이해하면서도 『지금은 성질을 죽여야 할 때』라고 충고하고 있다.

강부총리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냉혹한 현실 때문이다.

강경식팀의 가장 큰 한계는 실제수명이 3개월밖에 안된다는 점이다. 「파워그룹」에서의 권력이동은 이미 시작됐다. 청와대의 힘과 권위는 벌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하반기들어 대선레이스가 본격화하면 정책추진의 주도권이 정치권으로 옮겨 갈게 불을 보듯 뻔하다. 어떤 소신파 각료라도 정권의 운명을 결정하는 선거에는 무력할 수 밖에 없다. 92년 최각규 경제부총리의 「몸부림」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또 다른 한계는 현재의 경제불황을 타개할 노하우가 한국에는 없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불황은 우리 경제가 개방체제로 본격 전환한후 처음 맞는 불황이다.

「폐쇄체제의 불황」을 치유하는 노하우는 많지만 「개방체제의 불황」을 다루어 본 노하우가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다. 유능한 경제관료들이 패착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강경식팀이 처한 상황은 갈길은 먼데 해가 서산에 걸린 형국이다. 강부총리는 20일 경제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 벌이기를 좋아하는 강부총리가 어떤 보따리를 풀어 놓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한계가 분명한 상황에서 모험은 금물이다. 정책실험은 이제 그만 두어야 한다. 강부총리는 이미 금융실명제보완 문제로 정책의 혼선을 빚고 말았다. 경제정책은 연습이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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