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예행연습 첩보작전방불 ‘탈출’/밤 8시 버스 시동 남원공항방향 질주/모 숙소에 머물다 상오 6시 공항 도착/7시26분 이륙황장엽 북한노동당 비서 일행 10여명은 18일 상오 6시 미니버스 4대에 분승, 베이징(북경) 남쪽 군용공항 난위안(남원)공항의 활주로로 미끄러지듯 진입했다. 황비서 일행은 별다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기하고 있는 중국민항 특별전세기에 몸을 실었다. 이날 이곳은 안개가 짙게 끼었고 기온은 영상 6∼7도로 약간 쌀쌀했다. 황비서 일행을 태운 항공기가 이륙한 것은 상오 7시26분. 7시 정각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안개와 관제문제로 출발이 잠시 지연됐다. 지난달 12일 황비서가 베이징의 한국영사부를 찾아 망명의사를 밝힌 지 35일만의 일이다.
○…한국 영사부에서 남쪽으로 30여㎞ 떨어져 있는 난위안 공항은 중국의 정치지도자, 군 VIP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으로 한국의 서울공항과 성격이 비슷하다.
이곳에는 17일부터 민항기로 보이는 2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황비서 일행이 도착하기 전인 18일 새벽까지는 경비가 허술했으나 황비서 일행과 동행인들이 이날 6시 인근 모처에서 공항으로 진입하자마자 완벽하게 통제됐다.
○…황비서 일행의 17일 밤 주중 한국대사관 영사부 건물에서의 「탈출」은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다.
중국당국은 북한테러와 보도진의 눈길을 완벽하게 따돌리기 위해 허허실실의 치밀한 작전을 전개했다. 특히 17일 새벽 1시의 이송작전 예행연습은 실제상황과 똑같아 황비서가 영사부를 떠난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17일 밤 8시 정각, 창을 검게 선팅하고 두꺼운 커튼까지 친 17인승 미니버스 3대가 영사부 건물 앞에 섰다.
이송책임을 맡은 무장한 보안요원들이 탑승한 3대의 차량도 이 차량을 뒤따르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상향등을 켠 미니버스 3대가 서서히 남쪽 차량출입통로로 움직였다.
50여m를 시속 40㎞로 달린 차량행렬은 바리케이드를 통과하자마자 2대는 동쪽으로, 1대는 서쪽으로 흩어졌고 승용차들은 황비서 일행이 탄 서쪽 차량을 호위하면서 100m쯤 떨어진 산환루(삼환로)까지 갔다. 이어 시속 120㎞가 넘는 속도로 난위안공항쪽으로 질주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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