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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문화탐험,오늘’(TV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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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문화탐험,오늘’(TV읽기)

입력
1997.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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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과대포장 ‘작은 반성’/백댄서·영화 조감독 등 화려한 조명 이면의 아픔과 어려움 소개/그러나 볼거리중심 소재 지나친 소외인물 집착에 아쉬움도…생각이 좋았다. 「문화탐험, 오늘」(KBS1 월 밤 11시40분)은 대중문화를 선택했다. 그것도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시시콜콜하게 늘어놓거나 자기방송 선전이나 해대는 「쓸만한 정보없는 연예정보 프로그램」과는 달랐다.

TV는 대중문화를 먹고 산다. 또 대중문화를 만들어 내고 유행시킨다. 그러나 스스로 책임있는 모습을 보인 적은 거의 없었다. 대중문화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 뒤에 숨겨진 아픔과 어려움은 무엇인지 TV는 고민하지 않았다. 그저 화려하게 포장하고 과장하기에 바빴다.

「문화탐험, 오늘」은 그것에 대한 작은 반성이다. 그리고 그늘에서 출발했다. 처음과 두번째 프로그램에서 살펴본 백댄서와 영화 조감독은 화려한 조명에 가려진 사람들이다.

대중문화의 하부구조로 눈을 돌린 이유는 그속에 오늘의 한국 대중문화의 의미와 문제와 희망이 동시에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눈요기에 불과한 백 댄서가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의 시대 산물이자, 그것을 앞당기는 촉매이며 청소년들에게 인기직업이 됐다는 것으로 이 프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그것이 신세대들의 솔직한 자기표현임을, 춤을 배우는 10대들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했다.

17일 방영한 「충무로 키드, 3인의 감독수업」은 단편적이지만 한국영화의 초라한 현실을 얘기했다. 제대로 대우받지못해 전문성을 기르지 못하고 떠나는 스태프들. 「파트너」 「비트」의 조감독인 김종석과 김석우, 그리고 「퇴마록」으로 데뷔하는 박광춘 감독의 한마디 한마디는 현장경험을 얻기 위해, 우선 경제적 궁핍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자기 예술세계를 수련하기 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감독으로 데뷔해야 하는 충무로 현실을 대변했다.

그러나 「문화탐험, 오늘」은 아직 부족하다. 감성과 이미지를 중시하는 다큐멘터리를 지향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소재의 한계를 두겠다는 것이다. 두번의 방송으로도 벌써 이 프로가 볼거리 중심의 소재에만 눈을 돌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지나치게 소외된 인물만을 찾는다. 그들이 문화의 실체 파악에 가장 호소력 있는 대상이긴 하지만, 자칫 문화얘기를 「인간시대」류로 흐르게 만들 위험도 높다.

모처럼 진지하게 문화현장의 오늘을 찾아가려는 TV. 그 생각과 반성이 진지하고 다양화하고 날카롭기를 기대해 본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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