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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통합교육의 성과/이형용(이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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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통합교육의 성과/이형용(이렇게 생각한다)

입력
1997.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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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가 너무 좋아졌어요!』서울 강동구에 사는 주부 강모(33)씨는 요즘 신난다. 제욕심만 부리던 고집불통 외아들 지훈(5)이 달라진 것이다. 친구하고도 잘 어울리고 이해심도 많아졌다. 커서도 저러면 어쩌나 마음이 쓰였는데…. 계기는 뜻밖이었다.

강씨는 새해들어 장애아 수용시설인 J재활원에서 파트타임으로 자원봉사일을 하게 되었다. 아이를 데리고 갔다. 장애아들을 처음 대한 지훈이는 무척 낯설어하고,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내내 엄마 치맛자락을 놓지않았다. 다음날 긴장감은 여전한듯 했지만 전날과는 달리 호기심이 배어나오는 눈치였다. 그렇게 사나흘이 지나면서 어느 틈엔가 아이들하고 어울리고 있었다.

어느날 지훈이가 『돈을 좀 달라』고 했다. 『친구 선물을 사주려고 저금통을 털었는데 조금 모자란다』는 것이었다. 『어떤 친구냐』고 물었더니 그 재활원에서 사귄 친구란다. 강씨는 속으로 손뼉을 쳤다.

「동네」 통합유치원에 쌍둥이 자매를 보냈던 인천의 주부 배모(36)씨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처음엔 통합교육이 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우리 애들이 배워오는 협동심이나 봉사정신을 보면서 통합교육의 장점을 점점 실감하게 됐어요』 배씨는 『그 유치원을 운영하는 종교기관에서 통합초등학교도 세울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곳에 또 쌍둥이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같은 유치원에 들어가 처음에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무척 힘들어했던 한 자폐아동의 어머니는 『그렇게 말을 않던 아이가 졸업식 때 「엄마 고마워요」라고 말하는 순간 한없이 눈물이 솟았다』고 털어놓았다.

지금 그 유치원에 아이를 입학시키려는 부모들은 원서접수를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선다. 경기 고양시에 있는 다른 통합유치원은 경쟁이 치열해서 추첨을 통해 합격자(?)를 가리는데 재수 삼수를 하기도 한다. 통합이니까 당연히 장애아, 비장애아 구별없이 기회는 동등하다.

자기 아이가 장애아와 어울리거나 같이 생활이라도 하게 될라치면 손을 내젓는 부모들이 아직도 많다. 인근에 장애인 학교나 시설이 들어온다면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통합교육기관의 학부모들, 그것도 장애아가 아닌 일반 학생들의 부모들을 만나보라』고.

인간과 사물이 갖는 다양한 모습을 접하고 그 다양성을 개성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몸에 붙여가는 것, 이것이 인성교육이고 감성지수(EQ)를 높이는 것 아닌가. 극도의 다원주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의 미래사회 적응력과 창조적 휴머니티를 높이고자 한다면 통합교육을 적극적으로 시킴직하다. 정부도 교육경쟁력을 튼실히 하고자 한다면 통합교육을 위한 제도적 뒷바침에 좀더 관심을 가질 일이다.<‘장애인 먼저’ 실천중앙협의회 책임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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