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4시간 뉴스전문 케이블TV방송 CNN이 17일 미 언론사로서는 28년만에 처음으로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지국을 개설하고 첫 전파를 쏘아올렸다.이날 아바나 리브레 호텔 20층의 사무실에서 첫 방송을 마친 루시아 뉴먼(45·여) 아바나 지국장은 쿠바정부 및 미국내 쿠바망명단체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소신껏 업무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뉴먼 지국장은 칠레 출신 언론인으로 86년부터 CNN과 인연을 맺고 멕시코시티 지국 등 중남미지역에서 근무하면서 수십차례 쿠바를 방문, 취재해왔다.
CNN의 쿠바상륙은 언론보도를 통해 쿠바의 변화를 유도하려는 미 정부의 기대와 세계적인 미디어제국을 건설하려는 CNN의 야심, 그리고 CNN을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 정부는 95년 10월 쿠바에 관한 보도가 쿠바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촉발할 것이라는 기대하에 쿠바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CNN은 이후 카스트로의 70회 생일축하 행사 등 우호적인 보도를 통해 꾸준히 신뢰를 쌓아 지난해 11월 쿠바당국으로부터 지국개설 허가를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미국내 보수인사들도 『CNN의 쿠바지국 개설은 카스트로 공산정권의 붕괴를 촉진할 것』이라며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카스트로로서는 「(미국위주가 아닌) 세계 TV저널리즘」을 표방하는 CNN을 걸프전에서 처럼 효과적인 외교적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라크는 CNN을 불러들여 민간인 피해자와의 인터뷰를 주선하고 분유공장 피폭현장을 취재케 하는 등 워싱턴의 정책결정자들을 당혹케하는데 이용했다.<최서용 기자>최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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