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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미소/이상석 국제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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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미소/이상석 국제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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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골프장 입구에서 이런 팻말을 본 적이있다. 『나는 Y자로 끝나는 날에는 언제나 골프를 친다』누구나 알다시피 영어로 모든 요일은 Y자로 끝난다. 선데이(Sunday) 먼데이…. 결국 하루도 걸르지 않고 골프를 친다는 뜻이다. 골프광이 지어낸 우스갯소리일 것이다.

골프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16일 병원에서 퇴원했다. 지난 14일 플로리다주에 있는 프로골퍼 그렉 노먼의 집을 나서다 실족, 무릎을 다쳐 워싱턴 인근의 베데스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백악관에 돌아왔다.

선거기부금 스캔들로 시끄러운 워싱턴을 떠나 플로리다에서 골프를 즐기다 일어난 사고라서 다소 멋쩍은 표정을 지을 줄 알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오히려 전보다 더 여유있는 모습으로 참모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병원문을 나섰다.

의회에서는 선거 기부금 추문으로 탄핵소추 얘기마저 나돌고 있는 상황인데도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돌아온 클린턴 대통령의 얼굴에서 미국인 특유의 여유를 발견한다. 화이트워터사건, 폴라 존스 성희롱 사건, 「파일게이트」에다 선거자금 부당모금 사건까지 겹쳐 한시도 편할 날이 없는 그이지만 『법대로 하라』면서 관계당국의 판단에 맡겨놓은 지 오래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안달을 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니 「웃고 살자」는 그의 지혜가 돋보인다.

클린턴과는 대조적으로 골프에는 등을 돌리고 있는 우리 대통령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가 처한 정치적 곤경이 클린턴의 그것보다 심각한 줄은 알지만,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다. 하루빨리 모든 일들이 순리대로 풀려 그의 얼굴에도 미소가 되돌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웃음이 좋은 점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형편이 어려울수록 마음의 여유를 되찾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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