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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평화 위한 양보 선택을(외신에 비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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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평화 위한 양보 선택을(외신에 비친 한국)

입력
1997.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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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Asiaweek 3월21일자우리시대에 평화를 기대하긴 주제넘을지 모르나 기대감은 확연하다. 5일 남북한 대표들이 미국 뉴욕에서 미국측과 한자리에 앉아 4자회담 설명회를 가졌다. 북한이 4자회담 참가약속을 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참여가능성에 자신감을 표했다.

미국 정부가 낙관하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피할 수 없는 이유로 북한의 기아 확산을 꼽을 수 있다. 유엔 조사에 따르면 북한은 이달말이 지나면 식량이 바닥날 전망이다. 아사자 집계는 서로 다르지만 오지에서는 하루 1,000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량 기아사태가 꼭 불안요인인 것만은 아니다. 스탈린과 마오쩌둥(모택동)치하에서 수백만명이 사망했으나 그들 정권은 더 강해졌다. 그러나 북한 지도자 김정일은 식량위기를 더 악화시킬 수 없는 입장이다. 식량난을 방치할 경우 적을 이롭게 할 뿐이다. 김정일은 「친애하는 지도자」이며 인민군 최고 사령관이지만 그의 입지는 튼튼하다고 볼 수 없다. 그는 아직 당총서기, 주석직을 승계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사건들은 북한의 붕괴조짐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달말 최광 인민무력부장이 실각소문 직후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고, 며칠뒤 강성산 총리가 해임됐다. 황장엽 자신도 김정일의 숙청대상이 되어 망명하게 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만약 기아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거나 고위층 망명이 잇따를 경우 김정일에게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최근 북한의 모험주의가 증명하듯이 군부는 식량난과 대남 견제력 약화로 안절부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시나리오로 장성들이 권력쟁탈을 시도할 지도 모른다. 그런 일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평화를 위한 양보나 그와 유사한 행동이 김정일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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