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외설논란 재연연극 「속 마지막 시도」의 극단 극예술집단 대표와 연출자에게 형법(공연음란죄)을 적용, 우리나라 연극사상 처음 구속한 당국의 처사를 놓고 문화예술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종열 연극협회사무국장은 『관객들의 말초적 신경을 자극해서 사업적 이익만 거두려는 사람들을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보호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연극연출가 이윤택씨는 『외설연극을 그대로 놓아두면 사회의 가치중심이 흔들린다』면서 『외설연극이 대학로의 순수한 관객을 빼앗아 가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수 연극협회 이사장은 『이번 사태는 반복적으로 저질연극을 공연하고 있는 극단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강하지만 사법처리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저질연극이 해악을 끼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연극인들은 『외설여부를 떠나 경찰의 사법처리는 연극인들의 창작활동을 위축할 우려가 있는데다 외설을 오히려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힘없는 소극단에만 칼을 들이대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우옥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장은 『문화예술에 대한 검열이 횡행했던 군사정권도 아닌 문민정부에서 벌어진 이같은 일은 문화예술계의 창작활동을 위축시키게 된다』며 『외설연극문제는 연극계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극평론가 최준호씨는 『다른 분야의 외설은 문제가 안되고 힘없는 소형 극단에만 철퇴를 가하는 현실을 수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95년 연극 「미란다」를 공연한 극단 포스트대표 최명호씨는 불구속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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