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과 불의를 참지 못해 이를 사회에 고발한 정의로운 동기에서인가, 아니면 저급한 개인적인 앙갚음인가. 지금 시중엔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언론계인사 관여사실을 녹화한 테이프를 바탕으로 이를 폭로한 한 젊은 비뇨기과의사 박경식씨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올해 만 44세로 알려진 박씨는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한때 대전에서 개업한바 있고 서울 백병원에서도 전문의로 근무한바 있다고 한다. 그는 또 가수이자 미모의 육체파 배우인 유모씨와의 스캔들로 명예가 실추된 유명 방송 사회자이자 변호사인 박 모변호사의 실제라고 한다.
이런 박씨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주조를 이룬다. 우선 박씨가 만든 현철씨 녹화테이프를 입수, 공개에 일조한 경실련 부정부패 추방운동본부의 양대석 사무국장은 박씨를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혹평했다. 양국장은 박씨가 『나에게 핵폭탄이 있다. 「내가 입을 열면 현정권은…」하고 정권을 겨냥한 협박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씨는 『그놈은 미친놈』이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 13일 경실련이 공개한 녹화테이프엔 박씨가 현철씨를 『영식님』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낙찰을 청탁하는 장면이 오디오와 함께 나온다. 우리말에 「영식」이란 말은 남의 자식을 높일 때 부르는 말이다. 박씨는 여기에다 「님」까지 붙였다. 이쯤되면 박씨는 환자를 치료하는 평범한 의사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박씨는 또 환자의 은밀한 곳이 드러나는 진료장면을 녹화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의사협회는 박씨의 이같은 행위는 의사품위와 윤리규정에 어긋난 행위일 수 있다고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대통령 주치의인지 아닌지는 주장이 엇갈리지만 이런 의사답지 않은 의사가 어떻게 한때나마 대통령의 주변에 있을 수 있었는지, 의혹과 함께 숱한 의문만 쌓여 간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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