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암스트롱서 소니 스티트까지버브(Verve)사가 「재즈 마스터」 시리즈 1차분 50종을 발매했다. 루이 암스트롱에서 소니 스티트까지다. 후대의 숱한 가공과 윤색을 거치기 전의 고전, 원본만의 감흥이 살아있는 「오리지널」이다.
루이 암스트롱, 듀크 엘링턴, 카운트 베이시, 찰리 파커 등 초기 거장들이 당연히 앞자리. 이어 올리버 넬슨, 칼 제이더, 조지 벤슨 등 60, 70년대 거장들의 대표작.
두가지 큰 특징이 보인다.
먼저 나열식 소개가 아니라는 점. 1차 발매분 가운데 모두 6장이 「스탠더드」, 즉 재즈의 고전에 할애돼 있다. 그러나 흔히 그렇듯 스탠더드곡들을 쭉 나열하는 평면적 소개가 아니다.
찰리 파커가, 새러 본이, 아니면 빌리 할러데이가 연주하는 스탠더드 식이다. 다 같은 가야금 산조라도 성금연류가 있고 김죽파류가 있어, 비교 감상이라는 참맛을 주는 것과 꼭 같은 이치다. 재즈를 「음악으로서」 아는 데 최선의 길은 스탠더드 넘버, 즉 재즈의 고전작들을 많이 듣고 익히는 것이라는 점에서 돋보이는 기획이다.
또 2인의 거장들을 한쌍으로 묶은 점. 엘라 피츠제럴드(보컬)와 루이 암스트롱(트럼펫), 스탠 게츠(색소폰)와 디지 길레스피(트럼펫), 라이오넬 햄프톤(비브라폰)과 오스카 피터슨(피아노) 등. 「거장 듀엣」으로 의미화한 것.
2차 예정분은 솔리스트보다는 빅 밴드 리더에게 비중이 가 있다. 메이너드 퍼거슨, 우디 허먼, 허비 맨 등 왕년의 명 리더들.
2차분은 빅 밴드 위주지만, 몇 명의 개성파 솔리스트를 포함한다. 영혼의 여가수 니나 시몬, 재즈 하모니커의 완성자 투츠 실먼스. 특히 스탠 게츠는 1차 2차 각각 1장씩을 차지, 보사노바로 가장 인기있는 맨이라는 사실을 입증.
특히 시리즈는 몇 개의 색소폰을 입에 한꺼번에 물고 동시에 연주하는 불가사의의 맹인 주자 라산 롤런드 커크가 포함돼 눈길. 일견 묘기대행진 같아 보일 수도 있는 그 연주에는 깊은 음악성이 담겨져 있음을 공인한 셈이다.
발달한 녹음 기술 덕택에, 시리즈의 음반에서는 원본상의 잡음도 현저히 감소됐다. 「고전은 영원히 새롭다」는 말이 괜한 소리 아니다.<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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