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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중 모노극 잔치/일 제1회 국제연극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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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중 모노극 잔치/일 제1회 국제연극페스티벌

입력
1997.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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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자 ‘끼’의 연기 갈채/모두 ‘가족’ 주제… 30일까지 일 순회공연아시아 각국의 가족의 의미와 변천상을 모노극에 담아 펼치는 제1회 국제연극페스티벌이 일본 도쿄(동경)에서 열리고 있다. 도심에서 떨어진 분쿄(문경)구 산뱌쿠닌(삼백인)극장에서 7일 개막된 이 페스티벌에는 한국의 박정자를 비롯해 일본 미국 중국 등 4개국의 연극인이 참가했다. 아시아의 가족이라는 그림조각맞추기의 첫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이번 페스티벌은 20일 도쿄에서 막을 내린 후 30일까지 일본 4개 도시를 순회한다. 산뱌쿠닌극장, 302석의 규모는 아담해도 국제 문화교류의 장으로서, 그리고 「가족」을 주제로 한 이번 축제의 특징을 전달하는 공간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박정자(극단 자유)는 「그 여자 억척어멈」에서 검정 군화에 주름치마를 걸치고 「50년대의 연극배우 박정자」로 분해 역동적 연기를 펼쳤다. 「굳세어라 금순아」, 「낭만에 대하여」, 각 도의 「아리랑」 등을 자기 식으로 불러제끼다가 미니스커트차림으로 깜짝 등장하는 등 끼를 주체 못하는 무대로 만들었다. 공연제작자 나카네 타다오(중근공부·도쿄국제무대예술축제 사무국장)씨는 그를 일컬어 『서랍이 많은 배우(꺼내보일 재주가 많다는 뜻)』라고 말했다. 박정자는 극 배경인 한국전쟁과, 극중극인 17세기 유럽의 종교전쟁, 한국의 동학농민전쟁 등 시공을 넘나들며 자식을 앞서 보낸 어머니의 애끓는 정과 배우로서의 한평생 꿈을 그려냈다. 노래, 인형, 그림자극 등이 동원된 작품은 작가이자 연출가인 김정옥의 표현대로 『시·공간을 몽타주한 총체적 일인극』이었다. 하지만 끊임없이 소외를 낳은 형식은 브레히트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었으나 극장밖 현실의 모순을 일깨우고자 했던 브레히트의 정신까지 담고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미국의 조안나 멜라메드(작·출연)의 「부모」는 인공수정으로 태어나 혈육과 자아에 대해 의문하는 여인을 다루어 이 문제가 머지 않아 사회적 초점이 될 가능성을 예견했다. 일본의 오키나와(충승)연극실험극장은 일본의 마지막 전원, 남쪽 섬 오키나와로 돌아오라는 내용의 「고향으로 돌아와요 그대」를 올렸다. 키타지마 스미코(북도각자)는 잔잔한 사실주의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켰고 서정적 음악과 바닷가 세트, 단순한 조명이 조화를 이루었다. 중국의 중앙실험화극단은 「부처야화」에서 아내가 경제권을 쥐며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최근 중국의 사회상을 반영했다.

이번 페스티벌을 주최한 일본현대연극협회의 스키모토 료조(삼본료삼) 사무국장은 『3년간 같은 주제로 3개국씩 초청해 페스티벌을 열겠다』고 말했다.<도쿄=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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