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를 줄일 수 있도록 한글세대에 맞게 번역되고 경량화한 한국학 총서 「나랏말쌈」 1차분 6종 7권이 출간됐다. 이번에 나온 것은 일연의 「삼국유사」와 정약용의 「다산문선」, 박지원의 「열하일기」, 이익의 「성호사설」, 성현의 「용재총화」, 유중림의 「산림경제」.박찬수 민족문화추진회 사무국장, 송기호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신승운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정민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 한문학자 조수익씨 등 5명의 편집위원들이 민족문화추진회의 기존 국역본 등을 바탕으로, 원본 중에서 가려 추린 내용을 4·6판으로 새로 편집한 것이다.
이재호(78) 부산대 명예교수가 30여년의 작업 끝에 2권 분량으로 국역한 「삼국유사」는 기존 한글판들의 오역을 바로잡는 한편 꼼꼼한 주석을 달았다. 이교수는 이번 판본 출간에 맞춰 기존 판본들의 오역·베끼기 백태를 다룬 논문도 발표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다산문선」은 기존 「다산시문선」중에서 정약용의 인간적 면모를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글들만을 선별했고, 「열하일기」에는 모두 26편의 원본 중 「압록강을 건너며」 「성경잡지」 「역마를 달리며 적은 수필」 등 3편을 뽑아 실었다. 「성호사설」도 모두 990편의 글 중 당시의 풍부한 지식과 상상력을 보여주는 명편 128편을 골랐다.
옥수수의 재배법을 최초로 싣고 있기도 한 유중겸의 농서인 「산림경제」는 「집안 건사하기」 「대 잇기」 「아이 키우기」 세 편을 골라 국역했고, 무당 기생 탕녀 등의 이야기를 가리지 않고 수록, 조선초 민속학·구비문학 연구의 중요 자료가 되는 「용재총화」도 모두 10권중 현대에 읽어도 무난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골라 실었다.
솔출판사는 올 상반기중 유길준의 「서유견문록」,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등 20여책을 출간하는 등 앞으로 모두 50종 265책의 고전 국역본 출간을 계속할 계획이다.<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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