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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씨 재수사 맞물린 시점 ‘깃털’들의 재판/한보 오늘 첫 공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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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씨 재수사 맞물린 시점 ‘깃털’들의 재판/한보 오늘 첫 공판

입력
1997.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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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공소사항만 심판”/권노갑 의원 공방 정 총회장 발설여부 관심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과 홍인길 의원 등 한보사건 관련 피고인 10명에 대한 재판이 17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2주간격으로 열린다.

그동안 검찰의 수사결과를 두고 대출배후의 몸통은 남겨두고 깃털만 건드렸다는 비난이 빗발쳐온 터여서 이번 재판을 통해 특혜 대출의 실체가 얼마나 규명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특혜대출의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돼온 김현철씨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그에 대한 증인채택 문제가 어떻게 다루어질 지도 주목대상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재판에서 검찰 수사결과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모든 형사재판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토대로 유무죄를 판단하는 절차라는 점에서 새로운 실체 발견에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 30부(재판장 손지열 부장판사)는 『이번 사건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는 있으나 재판부로서는 다른 사건과 비중을 같이 할 수 밖에 없다』며 『여론으로부터 독립해 심판하기 위해 공소장 이외의 다른 사항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관련 피고인들중 대출과 관련돼 기소된 경우는 홍의원과 황병태 의원, 신광식 전 제일은행장 등 은행장 3명에 불과한데다 혐의사실을 대부분 인정하고 있어 특별한 돌출쟁점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억5,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국민회의 권노갑 의원의 경우 뇌물죄 성립여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간의 치열한 공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보그룹 정총회장이 「폭탄선언」을 하게 될 경우 재판은 의외의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하지만 91년 수서사건 재판때나 지난해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재판때 정씨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까지 부인했던 전례에 비추어 「깜짝쇼」를 연출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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