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받이 각도는 95∼100° 좌석에 밀착해 앉아라”산과 들의 봄향기가 나들이를 유혹하는 계절이다. 그러나 겨우내 움츠렸던 몸으로 성급히 나섰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쉽다. 특히 장거리 운전자들은 안전운전요령을 숙지해야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봄나들이에 나선 자가운전자들은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신체가 피로하면 교통법규를 쉽게 위반하고, 위험한 상황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된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거나 양보하려는 생각도 줄어 뜻밖의 사고를 당하기 쉽다.
운전피로를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른 자세이다. 의학적으로 볼 때 앉은 자세는 누워 있는 자세나 선 자세보다 척추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척추는 S자모양의 스프링같이 유동적인 상태여서 장시간 운전을 하면 무리가 따르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자가운전자의 70%가량은 운전자세가 바르지 못해 목 어깨 허리 팔꿈치 등에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동세브란스병원 문재호(재활의학과) 교수팀이 최근 운전자 1,034명을 대상으로 운전자세를 조사한 결과 41%는 상체를 앞으로 굽힌채, 30%는 뒤로 젖힌채 운전했다. 상체가 바른 자세로 운전하는 경우는 29%에 불과했다. 상체를 앞으로 굽히거나 뒤로 젖힌채 운전하면 자기 체중의 2배에 해당하는 힘이 척추에 가해져 허리 등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문교수는 『좌석을 운전대 앞으로 당긴 상태에서 엉덩이와 허벅지가 좌석에 밀착되게 앉아야 한다』며 『의자 등받이의 각도는 95∼100도 정도가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보운전자처럼 운전대쪽으로 너무 바짝 붙어앉는 자세는 피로를 가중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자동변속장치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가속이나 제동시 오른발만 사용, 오른쪽 골반과 허리근육에 통증이 올 수 있으므로 가끔 허리를 오른쪽으로 기울여 주는 게 좋다.
운전자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이다. 장거리 운전시 피로가 누적되면 대뇌활동이 떨어져 집중력이 저하되므로 위급한 상황을 맞거나 복잡한 운전기능이 요구될 때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특히 야간운전시에는 시각적인 자극이 적어 단조로움을 느끼므로 피로가 빨리 온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강희철(가정의학과) 교수는 『무리한 운전은 자신은 물론 동승자의 정신적인 피로를 가중시켜 각종 교통사고를 유발한다』며 『운전자는 출발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2시간 정도 운전하면 반드시 중간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외국의 고속도로 휴게소가 대개 2시간 주행거리마다 설치돼 있는 것도 이같은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5시간이상 계속 주행하면 시력저하 두통 초조감 귀울림(이명)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장시간의 계속주행은 삼가하고, 야간에 장거리운행을 할 경우에는 교대로 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 운전시에는 몇 개의 근육만 집중적으로 사용하므로 다른 근육이 제 기능을 못하고 쉽게 피로를 느낀다. 따라서 휴게소에 내리면 등을 활처럼 구부려주거나 맨손체조 등으로 운전중에 사용하지 않은 근육을 움직여줘야 한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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