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지금 봄이지만 패션계의 달력은 벌써 올 가을겨울로 넘어갔다. 2월 런던컬렉션(2월23∼28일)을 스타트로 막이 오른 올 추동 국제적인 컬렉션은 밀라노(3월1∼9일)에 이어 지난 10일부터는 파리로 바통이 넘어갔다.파리컬렉션(10∼19일) 주 행사장은 루브르 박물관 지하에 있는 카루젤 뒤 루브르. 그러나 비싼 카루젤의 임대비용 부담을 줄이고 개성을 보여준다는 전략에 따라 최근에는 나이트 클럽, 박물관, 창고 등에서 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번에도 93개의 패션쇼 중 27개만 카루젤에서 열린다. 10일 컬렉션 첫날을 화려하게 장식한 디자이너는 이브 생 로랑. 「패션쇼가 옷보다는 요란한 음악과 모델들의 몸매 경연 오락쇼로 변질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던 이브 생 로랑은 자신의 살롱에 23명의 극소수 기자만 초청, 음악없이 옷만을 보여주는 패션쇼를 열었다. 소개된 의상도 다른 디자이너의것 반도 안되는 31벌. 그러나 코발트 블루, 핫핑크 등의 화려한 색과 회색, 갈색의 침착한 색 대비가 독특한 저지 원피스를 비롯 일자형 스트레이트로 떨어지는 늘씬한 팬츠수트로 클래식 스타일의 황제임을 재확인시켰다.
13일 열린 샤넬의 패션쇼에서는 어깨를 각진 패드로 강조한 말쑥한 스타일과 자수 장식이 화려한 옷들이 눈길을 끌었다.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의 지나간 순간들』이라고 다소 거창하게 이번 쇼의 의미를 설명한 샤넬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20년대 화려했던 샤넬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들을 선보였다. 한편 파리컬렉션에 참가한 국내 디자이너 중 진태옥씨와 문영희씨는 첫날인 10일에 패션쇼를 가졌으며 이영희씨는 17일, 홍미화씨는 18일에 발표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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