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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서 권총살인/분당 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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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서 권총살인/분당 3명 사망

입력
1997.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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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자,자매 쏜후 자살 추정/남 별장서 총기 다량 발견/치정얽힌 살해 가능성【성남=정정화·윤순환·박일근 기자】 14일 하오 1시50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청구아파트 609동 502호 정영숙(33·여)씨 집에서 정씨와 언니 연숙(39)씨, 우상근(39·부동산업·경기 남양주시)씨 등 3명이 권총에 맞아 숨져있는 것을 연숙씨 남편 이모(40)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연숙씨는 이마에 1곳, 영숙씨는 정수리에 2곳 총상을 입었고 우씨는 머리에 총상 1곳과 이마에 탄환이 스친 자국이 있었다. 경찰은 아파트 천장에서 2발, 부엌 싱크대에서 1발의 탄환을 찾아냈다.

이씨에 따르면 13일 밤 11시께 분당구 야탑동 경향아파트 집에서 『남자와 싸우고 있으니 빨리 와달라』는 동생 영숙씨의 전화를 받고 나간 아내가 돌아오지 않아 14일 낮 12시께 영숙씨 집에 갔으나 현관문이 잠겨 있었다. 이씨는 영숙씨 집에 세들어 사는 김모(23·여)씨에게 연락, 열쇠를 넘겨받아 경비원과 함께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식탁 옆에서 피를 흘리며 숨진 아내를 발견했다. 우씨는 미국제 베레타 권총을 무릎에 올려놓고 찻장에 기댄채, 영숙씨는 우씨 앞에 쓰러져 각각 숨져 있었다.

거실바닥에는 25구경 프론티어 탄피 4개, 체코 「셀리어 앤 밸럿 플랜트」사(S&B) 6.35B 탄피 3개 등 7개의 탄피가 떨어져 있었다. 경찰은 아파트 앞에 주차된 우씨의 BMW승용차 안에 있는 지갑에서 『○○엄마 미안해. 부모님 잘 부탁해. 아버지 어머니 오래 사세요. 여보 미안해』라고 우씨가 쓴 유서형식의 글과 1백만원권 수표 12장, 10만원권 수표 9장, 현금 3만원 등 1천2백93만원을 발견했다. 또 집에서 영숙씨가 2월25일 우씨에게 써 준 것으로 보이는 『너만을 영원히 사랑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찾아냈다. 경찰은 『처제가 최근 「남자가 귀찮게 한다」고 자주 말했다』는 이씨의 진술과 우씨의 유서내용 등을 볼 때 우씨가 2∼3년전부터 사귀어 온 영숙씨의 헤어지자는 요구에 격분, 준비한 총으로 자매를 쏜 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원인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또 경기 가평군 하면 현리 우씨 별장 거실과 안방 등에서 10여정의 각종 총기와 실탄을 발견, 범행에 사용한 베레타권총과 함께 우씨의 총기소지 경위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우씨 승용차에 용산 미군부대 출입증이 부착돼 있고 동두천 미군부대에 친구가 근무한다는 우씨 부인(37)의 진술에 따라 우씨가 미군부대를 통해 총기를 구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별장 관리인은 『평소 우씨는 총기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우씨는 남양주시에서 부동산중개업소와 정육점 등을, 숨진 영숙씨는 서울 강남에서 의상실을 운영해 왔다.

한편 경찰은 우씨가 사용한 탄환이 이한영씨 피살사건때 발견된 지름 6.35㎜ 체코 S&B사 제품으로 밝혀지자 두 사건간 연관성을 조사했으나 탄피에 남은 격발위치가 브라우닝권총과 확연히 달라 연관이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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