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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부족사태 해결 초점/해외차입 자유화 배경·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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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부족사태 해결 초점/해외차입 자유화 배경·전망

입력
1997.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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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금리안정,은행·기업 경쟁력도 강화/장기적 통화증발·외채증가 부작용 우려정부가 14일 은행 및 기업의 해외자금차입을 사실상 자유화한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지속된 경상수지적자에 따른 외환부족사태를 해결해 환율을 안정시키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차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 금리를 떨어뜨리는 한편 은행 및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최근 원화 환율은 경상수지적자에도 원인이 있지만 외환부족으로 중앙은행의 외환시장개입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투기 및 가수요현상이 겹쳐 급격한 평가절하(환율급등)를 보인데다 한보사태로 국내은행들의 국제신뢰도가 낮아져 외환위기까지 우려돼왔다. 또 이날 원화환율은 달러당 879원으로 지난해말에 비해 4%가량 절하했으나 이 기간중 엔화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5.7%가 떨어져 우리 상품의 수출경쟁력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대신 물가불안 등 부작용이 더 문제가 되고 있다.

때문에 외화유입 촉진을 통한 외환시장의 수급균형과 환율안정이 필요하게 되었고 여기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따른 자본자유화 등을 고려해 은행 및 기업의 해외차입을 자유화하게 됐다.

올들어 한때 외환보유고가 300억달러를 밑돌아 환율이 급등했으나 앞으로 국내은행의 중장기 차입에 대한 연간 한도제가 폐지돼 은행이 필요한 외화자금을 스스로 판단해 도입할 수 있는데다 3월말 결산인 일본계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을 맞추기 위해 제한했던 자금운용이 풀림에 따라 외화유입이 상당히 촉진될 것으로 정부측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당장 환율과 금리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외 금리차이가 2배가량 되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국내은행의 중장기 차입은 지난해 35억8,000만달러에서 40억달러, 기업의 주식연계증권발행은 20억4,000만달러에서 30억달러로 각각 증가하는 등 올해 해외차입은 약 15억달러 가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중장기 외자도입의 증가는 외채구조를 개선시켜 지난해 57.8%인 단기외채의 비중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해외차입 자유화폭 확대로 싼 자금을 들여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나 주식연계 해외증권발행은 자금용도가 외국산시설재 수입 및 해외투자자금에 한정되어 있는데다 국내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은행의 경쟁력 강화도 마찬가지다. 금융기관들의 국제금융시장 접근이 늘어나고 자금운용의 자율성이 높아져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도 및 노하우부족 등으로 당장 효과가 나타나기는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은행들의 과당경쟁을 유발해 해외자금의 차입조건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장기적으로 통화를 증발시키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또 외채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단기적으로 국제수지 방어에 최우선을 두겠다』며 『개방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밝혀 앞으로 외환규제는 빠른 속도로 완화될 전망이다. 외국인주식투자한도를 20%에서 23%로 확대하고, 99년으로 예정된 기업의 상업차관도입 전면자유화의 조기시행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이상호 기자>

◎금융권,환투기 억제 기대속 단기효과엔 의문시/재계,기업부담 완화 환영 자유화폭 확대 주장

한국은행은 14일 정부의 은행·기업 해외차입 자유화조치에 따라 자본유입이 활발해지면 달러가수요현상이 사라져 원화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이와함께 앞으로 단기간에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오를 때는 수시로 외환시장에 개입, 시장안정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심훈 국제담당이사는 『은행들의 자본차입에 대한 제한이 풀려 자본유입이 활발해지면 외환초과수요현상도 사라지고 한은이 맡겨놓은 예탁금 회수도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국내 외환시장은 정부의 해외차입 자유화조치에도 불구, 별 영향을 받지않고 오히려 달러당 원화환율이 10년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이날 국내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전날 평균환율(877원80전)보다 1원20전 올라 879원을 기록했다.

외환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정부의 해외차입 자유화조치가 한도만 없애는 것인지, 건별허가를 없애는 것인지 분명치 않은데다 최근 국내 은행 및 기업들의 해외차입여건이 좋지않아 실효성이 의문시된다』며 『정부 조치가 중장기적으로 국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으로 판단돼 이날 국내 외환시장에 별 영향을 주지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은 『기업의 해외 주식연계증권 한도 철폐는 고금리로 국내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기업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조치로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계기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수요자중심 금융풍토를 뿌리내려야 한다』며 『차입자금용도, 해외주식연계증권의 발행요건 등에 대한 규제도 자유화해 기업들이 해외자금시장에서 자기신용을 이용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직접금융의 길을 보다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유승호·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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