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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말라 수녀 후임맡아(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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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말라 수녀 후임맡아(뉴스메이커)

입력
1997.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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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출신 힌두교서 개종·묵상지도 담당이날 선임된 니르말라 수녀는 테레사가 7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누구냐?』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듯이 밖으로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다. 단지 인도 서부 푸나시 태생에 부친이 군부에 상당한 기반을 갖고있는 무장집안 출신이며 힌두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 수녀가 됐다는 정도가 고작이다. 한때 미국 선교 활동을 했으며 현재는 선교회 「은자들의 동」 책임자이자 묵상지도를 담당하고 있다. 대의원들은 원장 선임과정에서 니르말라 수녀의 탁월한 관리 능력과 헌신적인 신앙관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니르말라 수녀가 택한 길은 영광보다는 힘든 부담이자 형극의 고통이 될 전망이다. 세계 126개국에 뻗어있는 600여개의 구휼기관과 4,400여명의 수녀, 수만의 자원봉사자들을 책임져야 하며 무엇보다도 고아와 병든자, 매춘여성 등 당장 아쉬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소외자들의 무게가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특히 그의 곁에서 늘 넉넉한 그림자를 드리우던 테레사라는 버팀목에도 이제는 더 이상 기댈 수 없다. 대의원들은 지난달 초 숱한 논의와 여론조사 끝에 이미 니르말라 수녀를 후계자로 선정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너무 무거운 짐에 그녀는 오랫동안 고심하며 많은 기도를 통해 응답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녀가 테레사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선교회측은 원장을 보좌할 4인 위원회를 새로 구성, 그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또한 테레사는 「마더(Mother) 테레사」라는 칭호와 함께 설립자로서 선교회 일에 계속 헌신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 대다수의 관측통들은 테레사가 물러난 선교회의 활동이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만큼 「사랑의 선교회」는 테레사 수녀의 평생에 걸친 피땀의 결실이자 눈물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1910년 8월26일 유고슬라비아 스코프예(현 알바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18세때 세례명 「루지외의 테레사(예수의 작은 꽃)」를 받고 수녀가 돼 48년 캘커타에 선교회를 개소했다. 이로부터 나환자의 고름을 닦아주는 간호사로, 버려진 아이들의 어머니로 50년을 보냈다. 『가난한 이들은 대부분 아무런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산다. 우리가 대접받기를 거절하는 것도 그들에 대한 존경과 연민 때문』이라는 신조에 따라 병약한 몸조차 진료받기를 거부한 테레사 수녀는 이제 다가오는 죽음을 겸허히 맞기위해 자신의 주변을 차분히 정리하고 있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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