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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가슴 민주계/“대통령이 왜 그런 결정을…” 불만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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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가슴 민주계/“대통령이 왜 그런 결정을…” 불만표출

입력
1997.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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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진로 어찌될까” 심리적 공황상태신한국당 신임대표로 이회창 고문이 낙점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13일 상오, 민주계 의원들의 표정은 굳어졌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두고보자』는 답이 전부였다. 이들의 침묵 이면에는 불만이 팽팽하게 깔려 있었고,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않은 듯했다.

이날 상오 전국위원회가 열리기 앞서 의원회관의 서석재·김정수 의원 사무실에는 민주계 의원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김영삼 대통령의 선택에 노골적으로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다른 주자의 대표설이 나왔을 때 이고문이 경선포기를 주장했는데 자신에게도 적용되는가』라는 반문도 있었다.

김덕룡 의원의 사무실 「덕린제」에도 전화가 쇄도했다. 이회창 대표를 택한 김대통령의 의중, 민주계의 장래가 걸려온 전화의 주된 내용이었다. 『대통령이 너무 조급해진 것 아니냐』는 서운함도 적지 않았다. 이를 보면, 민주계의 「현재」는 일단 불만과 반발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해서는 민주계 의원들은 명확한 해법을 갖고있지 않다. 자신들이 느끼는 불만을 어떻게 집약할지, 앞으로 어떤 노선을 취해야 할지를 결론내리지 못하고 있다. 민주계는 일종의 공황상태에 처해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김덕룡 서석재 의원 등 민주계 주축그룹은 『위기가 오면 민주계는 단합한다』며 마음을 다잡는 모습이다.

민주계의 작심은 단단하지만, 이회창 대표체제에서 민주계가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예단하기 쉽지않다. 대략 3가지의 행로가 점쳐지고 있다. 우선 민주계가 반발기류를 한데 묶어 경선국면에서 자신들의 후보를 만들어 한판승부를 벌이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 민주계 주축들이 그리는 구도다. 이 경우 최형우 고문의 와병으로 주자는 김덕룡 의원으로 압축될 전망이며 이인제 경기지사도 검토될 가능성은 있다.

둘째 가설은 정치상황이 민주계를 옥죄는 방향으로 흘러가면 「킹 메이커」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대안으로 이수성 전 총리가 거론되고 있으며 이회창 대표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임명직 총리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정서가 민주계 내부에 있어 실현되기는 쉽지않다.

셋째는 민주계가 분열, 각자가 살 길을 찾아 유력 주자들에 편입되는 상황을 그려볼 수 있다. 김대통령이 민주계가 아닌 다른 주자를 지지하고, 이에 일부 민주계가 반발하면 이런 구도가 생길 수 있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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