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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대표­여 경선구도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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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대표­여 경선구도 어떻게 될까

입력
1997.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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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표찌른 인선… 일단 ‘무게중심’/이회창 카드의 의미/벼랑끝 승부수로 여권 결속 유도김영삼 대통령이 던진 「이회창카드」는 반전의 묘수이자 벼랑끝 승부수였다. 「이회창 대표」는 누가봐도 의외의 인선이었다. 그래서 여권은 물론, 정치권 전체가 의표를 찔린 충격을 실감하고 있다.

레임덕의 가속화를 무릅쓰고 이회창체제를 출범시킨 배경은 대체로 두가지다. 하나는 김대통령이 이대표의 선도높은 대국민 이미지를 차용하려 한다는 점이다. 여권의 면모일신을 통한 위기국면의 정면돌파를 위해서다. 이는 혼미한 정국분위기를 하루속히 수습하고 반여세력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공세적 방어」전략의 일환으로 봐야한다. 둘째는 대선후보의 조기가시화를 통한 국면전환시도이다. 여권이 대선분위기를 선점해 치고 나가면, 이른바 DJP구도라는 야권 대선전략의 결론을 재촉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아울러 여권 내부의 복잡한 경선구도를 단순화시키는 효과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다소 성급한 전망이지만 만일 「이회창 대세론」이 확산될 경우 오히려 여권의 결속과 전열정비를 손쉽게 유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기회인가 도전인가/당 안팎 숱한 험로 ‘상처’ 입을수도

이회창 대표는 김대통령으로부터 당운영에 따른 상당한 권한을 위임받을 것 같다. 때문에 신한국당의 무게중심은 급속하게 이대표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회창 대표는 기회인 동시에 도전의 시험대에 서게 됐다. 한보사태, 김현철 의혹, 경제위기, 노동계와 학원가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 등 이대표가 헤쳐나가야할 숱한 험로가 당 안팎에 도사리고 있다. 이대표는 또한 야권의 집중 타깃이 돼 상처를 입게될 가능성마저 있다.

나아가 관리형대표를 요구해온 여권의 여타주자들은 줄기차게 이회창 흔들기를 시도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이대표」가 「이후보」로 거듭 나는 것은 전적으로 이회창씨 개인의 정치역량에 달렸다고 봐야한다.

또 이대표는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김대통령과 자신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려 들 것이다. 어느정도는 김대통령의 양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차별화의 수위조절이 이대표에게는 적지않은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경선구도 변화 있나/지지·반대세력간 대립구도 가능성

이회창 대표의 전격 부상은 신한국당 경선구도의 변화가능성을 예고한다. 당장 관리형대표 원칙이 무너진 상황에서 이회창 지지세력 대 반이회창세력의 대립구도를 상정해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김윤환 고문은 일단 이대표 지지세를 확산하는 역할을 자임할 것이다. 이홍구 이수성 고문은 일정기간 세구축을 위한 독자행보를 계속하다가 뚜렷한 구심점이 되지 못할 경우 대세몰이에 합류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이수성 고문은 몇개월뒤 경선관리를 위한 대표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회창구도에 반발하기 쉬운 박찬종 이한동 고문의 입장이 어떤 식으로 정리될까 하는 점이다. 박고문은 그동안 민주계와의 합종연횡을 은근히 기대해 왔지만 민주계 정권 재창출론이 약화한 상황에서 입지구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또 이한동 고문의 경우는 자민련을 비롯해 내각제논의를 향도하는 외부세력으로부터 탈당유혹을 받게될 가능성이 있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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