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곤두박질 차기전선 먹구름「2000년의 미국대통령」을 향해 뛰던 앨 고어 부통령이 선거자금 스캔들로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28, 29일 한국을 방문하는 고어는 온갖 성스캔들로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던 클린턴 대통령과 윤리적 측면에서 대비되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있고 성실한 부통령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그가 지난 대선과정에서 유력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헌금을 종용하거나 캘리포니아주의 한 불교사원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했던 일이 폭로되면서 인기도가 떨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CBS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어 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29%로 1월말의 49%에 비해 급락했다. 같은 기간의 클린턴 대통령의 지지도가 63%에서 56%로 떨어진 것에 비해도 낙폭이 훨씬 크다.
고어 부통령으로서는 그동안 착실히 준비해 온 「대선포석」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내에서는 그의 최대 라이벌인 딕 게파트 하원원내총무가 상대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게파트 총무는 자유무역 옹호론자인 고어와는 달리 보호무역을 주창해 온 당내 좌파계열의 지도자다.
하지만 이번 선거자금 추문에도 불구하고 고어 부통령이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후보 가운데 여전히 선두주자라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3년뒤에는 현재의 헌금파문도 어느정도 잊혀질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의 당면과제는 이제까지 국민들에게 정직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비쳐졌던 이미지를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 하는 것이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